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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北京표준어 학습 붐-97년 반환앞두고 中영향력 의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영어와 캔토니즈(廣東語)가 공용어인 홍콩에 만다린(北京 표준어)학습열기가 후끈하다.
오는 97년6월말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는데다 중국 경제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어 만다린을 못하면 당장 돈벌이에 나설 수없기 때문이다.
시시각각 밀려드는 만다린 파워를 가장 민감하게 피부로 느끼는곳은 홍콩 관광업계.지난 한햇동안 사업 또는 관광 목적으로 홍콩을 찾은 세계각지의 방문객 9백33만1천1백56명중 만다린 언어권인 중국.대만국적 방문객은 각각 1백94만 3천6백78명과 1백66만5천3백30명으로 전체 방문객의 38.6%에 이른다. 영어.캔토니즈는 물론 일본어에도 능통한 홍콩관광협회의 총각 앨버트 족(祝健星)公共관계주임(29)은 천금같은 데이트 시간도 잊은채 밤마다 만다린을 배우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홍콩 카이탁(啓德)국제공항에서 가장 먼저 손님을 맞는 택시기사들도 이제 만다린을 모르고는 영업활동 자체가 곤란하게끔 됐다. 비행기를 타고 홍콩을 찾은 사람(6백29만7천명)가운데 4명중 1명은 만다린 손님이기 때문이다.홍콩을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코스인 해양공원(海洋公園)에서 티켓을 판매하는 올해 45세의 정진펑(鄭金鳳)또한 하루 근무시간의 70%를 만 다린을 사용하는 손님과 보낸다.
만다린을 못하고선 판매원자리 유지조차 어렵겠다고 깨달은 鄭씨는 최근 해양공원측에서 개설한 만다린 학습과정에 등록했다.
그러나 더욱 바빠진 곳은 홍콩정청(政廳)이다.2만2천여 조항의 法조문을 중국어로 번역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는 율정서(律政署)의 예를 보아서인지 홍콩정부는 내년까지 공무원들을 위한 획기적인 만다린 학습계획을 세웠다.
정확한 한자 쓰기를 위해 무려 7천2백개의 학습장소를 공무원들에게 제공하고 한햇동안 18만명의 공무원중 8.3%인 1만5천여명에게 만다린학습을 시킬 계획이다.이같은 학습장數는 현재의1천5백개와 비교하면 네배가까운 것이다.
[홍콩 =劉尙哲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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