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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경>대입특례에 얼룩진 고교야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결승전에서 대규모로 선수를 교체하는 모습은 고교야구에서 더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29일 동대문구장에서 벌어진 휘문고-배재고의 대통령배전국야구대회 결승전도 예외는 아니었다.휘문고는 선발 좌익수에 박만채(朴萬彩)를 기용했다가 투수김선우(金善宇)가 공 한개를 던지자 이동훈(李東訓)으로 교체했다.
배재고는 아예 스타팅멤버 가운데 최길성(崔吉成)과 홍석룡(洪碩龍)을 제외한 7명을 저학년 선수로 기용했다.
1회초 공격이 끝난뒤 이들 7명은 모두 레귤러 멤버로 바뀌었다. 고교야구 감독들이 이처럼 변칙적인 선수기용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결국 4강제도 때문이다.전국대회 4강 이상에 오른다해도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들에게는 대학입학 특기자혜택이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또 준우승팀에 2년,우승팀에 3년간 주어지는 대입특기자 혜택도 마찬가지다.
그렇기때문에 감독들은 팀 전력이 떨어지는 것을 감수하면서도 좀더 많은 선수들에게 대학입학의 혜택을 주기위해 저학년 선수들까지 선발로 출장시키는 것이다.
고교야구에서 4강제도가 갖고있는 모순은 오래전부터 지적돼왔고,특기자혜택을 보유한 선수들도 수능시험에서 40점을 넘어야 한다는 규정이 생긴뒤에는 그 모순의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이번대회 결승에서 보여준 두팀 감독의 해프닝도 결국 4강제도라는 미운 오리새끼가 낳고있는「모순의 알」인 것이다.
〈李泰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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