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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브>다시 강화되는 국제금융 규제 움직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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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국제금융시장을 뒤흔들어 놓는 사건들이 꼬리를 잇고 있다.멕시코 금융위기가 새해 벽두를 장식한 데 이어 베어링은행의 파산사건이 한바탕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더니 최근에는 달러 폭락사태가또 다시 국제금융시장을 혼란의 소용돌이로 몰아 넣고 있다.
이처럼 최근 들어 국제적인 금융혼란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근본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80년대로 거슬러올라갈 필요가 있다.80년대 이후 빠른 속도로 금융의 자유화와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금융산업이 눈부시게 성장하고 신금융기법이 크 게 발달했다.
금융관련 각종 규제가 완화되고 국제간 거래와 자금이동도 크게 활발해졌다.선물.옵션.스왑등 금융관련 파생상품시장도 엄청난 규모로 확대됐다.그러나 이와 같은 금융의 자유화.세계화는 필연적으로 환율.금리.주가등의 변동성을 크 게 하고 국가간 상호영향을 증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어느 한 나라의 변화는 직접적이고도 신속하게 여타 지역에 파급되게 되었다.결국 이러한 금융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따른 부작용이 누적되면서 최근의 굵직굵직한국제적 금융사건들의 원인 으로 작용한 것이다.
최근 들어 국제적인 금융혼란이 가중되자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규제가 다시 강화되는 추세로 전환되고 있다.우선 연초 발생한 멕시코 금융위기 이후 국제적인 자금이동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멕시코 사태의 원인이 핫머니적 성격 을 가진 국제적 투기자금의 급격한 이동에 있었다는 판단 아래 개발도상국의단기자금 유출입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통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한편 베어링은행 파산사건은 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킴으로써 파생상품 거 래의 투명성 제고,장부외거래에 대한 감독강화 등의 규제책이 거론되고 있다.또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이 심해지면서 국제결제은행(BIS)은 기존의 신용위험 외에 환율.금리.주가 등의 변동에 따른 시장위험을 고려한자기자본 비율 규제안을 발표하기도 했다.최근 미국 재무부는 이러한 금융규제 움직임을 종합해 개도국의 단기 외환거래 규제,국제금융 위기관리기금 창설,국제파산법원 설립,IMF의 시장감시기능 강화,각국 정부 및 중앙은행의 정책공개 의무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 는「국제 금융외환시장 위기수습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새로운 국제금융규칙의 정립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80년대가 금융이 자유화.세계화 과정을 거치면서 세계경제를 화려하게 장식하던 시대라면 앞으로의 90년대는 화려한 무대의 뒤안길을 정리하면서 새로운 국제금융질서를 정립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이제 본격적으로 금융의 자유화와 개방화를 추진하고 있는우리로서는 이미 앞서 자유화.개방화의 부작용을 겪은 나라들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는 한편 새로 정립되고 있는 국제금융질서의 변화에도 항상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三星경제硏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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