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2005년 선진국 대열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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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가 FTSE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증시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외국인이 3월에만 한국에서 2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사들이고 대만에서도 2조6000억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수한 것도 이를 노린 포석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5일 다우존스 뉴스는 한국과 대만증시가 내년부터 FTSE 선진국시장 지수로 편입될 예정이라고 대만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FTSE는 시장 전문가 등이 분석한 자료 등을 바탕으로 3월 중 편입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며 이는 2005년부터 적용된다.

FTSE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와 런던증권거래소가 공동 설립한 FTSE인터내셔널이 발표하는 세계 주가지수로 모건스탠리 캐피털인터내셔널(MSCI)과 함께 국제 기관 투자가들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세계 주요국 증시를 선진국시장(Developed).준선진시장(Advanced Emerging).이머징마켓(Emerging)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대만.브라질.이스라엘 등과 함께 준선진시장에 속해 있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시장 지수로 편입되면 해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에 대한 평가가 한 단계 높아지면서 지금보다 더 많은 해외 투자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한국에 투자했던 이머징마켓펀드는 한국 시장을 빠져나가겠지만 선진국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한국으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안선영 연구원은 "최대 70억달러에 이르는 해외투자 자금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것으로 본다"며 "경쟁사인 MSCI도 동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자금의 추가 유입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외국인이 선호하는 우량대형주만 오르고 중.소형주는 제자리 걸음을 계속하는 주가차별화 현상은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티그룹스미스바니 유동원 상무는 "업종별로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나 포항제철 등은 수혜를 보겠지만 은행주나 유통주 등 내수에 의존하는 업종은 소외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국가등급이 상향돼도 해외투자 자금의 유입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한국의 선진국 지수 편입 소식은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기 때문에 외국인의 매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다만 우리나라 증시가 레벨업됐다는 사실이 부각되며 개인투자자들을 증시로 유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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