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키즈] 아이들에게 자연을 읽히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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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문명이 발달한 지금, 우리는 돈이 없으면 물을 마시기도 힘들고, 죄 없는 아기 오리들을 땅 속에 묻어야 하며, 장수하늘소나 말똥구리.쥐며느리 따위의 곤충과 벌레들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다가 세상은 빠르게 변하며 사람들은 그것을 '발전'이라고 합니다만, 그 발전으로 피해를 본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사람과 환경, 즉 생태계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더 높이, 더 많이, 더 빨리 갖고 싶고 누리고 싶어서 애써 모른 체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미래와 아이들을 위해서 바로 알고, 지켜가며, 전해야 합니다. 여기저기 살펴보면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책을 책방 구석구석에서 찾아낼 수 있답니다.

'환경과 철학 시리즈1~5'(함께 읽는 책)는 우리의 몸과 지구(생태와 환경)를 연결 지어 철학적인 흐름 속에서 풀어낸 책입니다. 어른들 눈에는 꽤 엽기적으로 보이는 독특한 삽화가 색다릅니다. 그런 반면에 '무슨 나무야?'(보리출판사)은 정겨운 세밀화를 곁들인, 우리나라의 꽃과 나무.풀 이야기이지요. 작은 들꽃 하나를 보며 우리는 생태와 인간의 행복을 연결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그러나 불안한 우리 생태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책 '우리 땅에서 사라져 가는 것들'(소년한길)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멸종돼 가는 동물과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우리들의 무지와 무관심의 결과가 생태계와 우리의 생활에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낳았는지 꾸짖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자연을 바라보는 건강한 철학적 세계관을 알려줌으로써 생태계 입문을 도와주는 '즐거운 생태학교실'(사계절), '앗 시리즈'(주니어김영사)의 '유전이 요리조리' '생물이 생긋생긋' '진화가 진짜진짜' '강물이 꾸물꾸물' 등은 유쾌한 지식정보로 생태계에 대한 인식의 보편성이 사람에 대한 이해의 시작이며, 자연에 대한 겸손한 예의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또 어린 아이들을 위한 갯벌이야기 책도 있습니다. '뻘 속에 숨었어요'와 '갯벌에서 만나요'(보리출판사), '갯벌이 좋아요'(보림출판사), '갯벌'(우리교육) 등은 읽고 나면 기어코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서게 하는 신나는 책입니다.

노경실<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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