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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서 살다 온 고교생 수능 준비 이렇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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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귀국한 중학생들이 서울 양천구 목동 폴리어학원 귀국 유학생반에서 원어민과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사진=안윤수 기자]

외국생활을 하다 귀국한 학생, 일명 ‘리터니(귀국 학생)’들의 학습 부담은 만만치 않다. 교육과정·학습 접근법도 다른 데다 국내에 선행학습을 하는 학생이 많아 적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입시를 앞둔 고교생이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귀국 고교생을 위한 수능 준비법을 알아본다.

◇“국어는 어휘력과 독해력부터 길러야”=리터니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한글 어휘력이 부족한 것이다. 한자로 된 단어는 외래어 같고 고어와 한문투성이인 고전 공부는 엄두를 내기도 어렵다.

관건은 국어 독해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단어와 문장의 뜻을 빠르게 추정하는 감각을 길러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자면 교과서에 실린 글을 자주 읽어 장르별 내용을 파악해 두는 게 좋다. 이때 글의 주제와 핵심 단어들을 정리하면 모국어 감각을 빨리 되찾을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비슷한 글들을 다독하는 것. 제한시간을 정해 권장도서나 문제집에 실린 글들을 읽으면 된다. 단어의 다양한 활용 사례를 엮은 어휘집은 꾸준히 읽어둬야 한다.

프랑스에서 중 1때 귀국해 올해 서울대에 합격한 김한솔(19)양은 “귀국 초기엔 어휘 책을 별도로 공부하고, 틈틈이 문학작품을 읽으며 행간의 의미를 유추해 보면서 작품 속 표현을 익혔다”고 말했다.

◇“수학은 개념 정리부터”=만국의 공통과목인 수학도 차이점이 많다. 개념어부터 다르고 외국의 고 1~2학년 수준이 우리나라 중3과 비슷할 정도로 진도도 다르다. 외국이 풀이과정에 초점을 두는 반면 우리나라에선 제한된 시간 내 정답 맞히기를 요구하는 점도 어려움을 더한다.

적응 시간을 줄이기 위해선 출제 유형을 분석한 뒤 교과서의 단원별 핵심 원리와 단원 간 상호관계를 정리해 두는 게 상책이다. 교과서의 기본예제 풀이는 꼭 숙지한다. 모든 응용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므로 시간이 걸려도 직접 푼다.

자주 출제되지만 번번이 틀리는 문제 유형과 단원은 오답노트에 정리한 뒤 풀이과정을 모두 외우는 것도 한 방법. 또 어려운 개념들은 그림이나 그래프로 그려 보면서 자신이 알기 쉬운 방법으로 바꿔 본다. 풀이과정에서 자주 발생하는 오류를 교정하는 일도 중요하다.

외국서 중1부터 대학 1학년까지 다니다 올해 한국외대 인문학부에 합격한 황재연(23)씨는 “수학 기본 개념서를 공부한 뒤 문제집을 상·중·하 수준별로 풀며 응용력을 길렀다”고 말했다.

◇“사탐·과탐은 교과와 연계한 신문 읽기로”=교과서의 핵심 내용을 먼저 정리해 이해한다. 교과서 목차를 우선 외운 후 목차별 핵심 내용을 떠올리는 훈련도 필요하다. 교과서의 흐름과 단원별 내용을 유기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용어가 낯선 과탐은 개념을 억지로 이해하려 하기보다 실생활에서 활용법을 접목해 본다. 사탐에서 응용력을 기르려면 한국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어야 한다.

특히 국사·지리·경제 과목은 우리나라 사회구조를 모르면 이해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교과 내용과 연계해 신문을 읽으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정치적 논쟁, 역사 분쟁, 과학 현상,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경제 법칙과 무역 등과 관련된 기사를 중점적으로 보면 된다.

서울 명덕외고 김영민 교사는 “국내로 돌아올 때를 대비해 해외에서도 우리나라 교과서로 틈틈이 공부를 해둘 필요가 있다”며 “인터넷에서 국내 신문을 읽으며 독해력과 상식을 키워두라”고 조언했다.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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