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와 스노모빌 … 물 위에선 누가 빠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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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자동차 매니어들에게 자동차는 교통수단이라기보다 놀이의 수단이다. ‘자동차는 가장 비싸고 재미있는 장난감’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중앙방송의 케이블·위성TV인 Q채널이 지난달 말부터 방영하고 있는 영국 BBC의 인기프로그램 ‘탑 기어(Top Gear)’에 매니어들이 열광하고 있는 것은 이 프로그램이 기기묘묘한 ‘자동차 놀이’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탑 기어’는 포르셰·재규어·페라리·BMW·메르세데스 벤츠·볼보 등 세계 최고의 명차들이 등장해 온갖 배틀 게임을 펼치는 리얼리티 쇼다. 자동차끼리의 경쟁을 넘어서 자동차와 비행기·기차·사람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자동차에 대해 상상했던 것, 궁금했던 것에 대해 실제 게임과 실험을 통해 답을 제시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매력이다. 그래서 최근 자동차 동호회의 홈페이지나 블로그에서는 ‘탑 기어’가 단연 화제다.

‘볼보 C30 오너스 클럽’의 운영자 전성권씨는 “이 프로그램은 자동차에 대해 솔직하고 거침없는 평가를 하기 때문에 매니어들에게 매우 유용한 정보를 준다”며 “평소 해보고 싶었지만 할 수 없는 시도를 실제로 해보여 줘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평가했다. 자동차동호회연합의 박종선씨는 “과거 인터넷에서 수소문해 접했던 ‘탑 기어’를 TV로 보니 새롭다”며 “국산차의 성능을 실험하는 한국판 ‘탑 기어’도 제작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24일까지 24부작 중 10부작을 방송한 ‘탑 기어’는 3월 중에도 더욱 흥미진진한 내용을 선보인다. 2일 방송되는 12부에서는 아우디 TT,닛산 350Z,크라이슬러 크로스과이어 등 컨버터블의 성능을 비교해 본다. 14부(3월 9일 방송)에서는 아이슬란드 호수 위에서 특수타이어를 장착한 지프차와 스노모빌이 경주(사진)를 펼친다. 17부(3월 22일)는 더욱 진기하다. 장난감 컨트롤카에 쓰이는 무선 장비를 갖춘 자동차들이 무선운전으로 경주를 한다. 험준한 협곡에서 아우디 RS4와 산악인이 산타기 경기도 벌인다. 20부(3월 30일)에선 자동차와 비행기가 속도 싸움을 한다.

‘탑 기어’는 4월 13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저녁 8시(재방송 월·화 밤 11시, 목·금 밤 9시)에 방송된다. 한편 Q채널은 이 프로그램 방송을 기념해 29일까지 볼보 C30 등을 경품으로 걸고 이벤트(www.qchannel.co.kr)도 진행중이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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