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르긴 아깝고 … 인물은 넘치고 … 한나라 공천 심사 행복한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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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식 카드놀이에서 가장 세거나 다른 패 대신 쓸 수 있는 카드가 ‘조커’다. 이 단어가 한나라당의 공천심사위(위원장 안강민)의 심사 과정에도 등장했다고 한다.

18일 공심위원들이 인천 지역 후보자를 압축할 때였다. 서로 의견을 취합, 단수 또는 2∼4배수 후보군으로 추린 결과를 받아본 공심위원들은 깜짝 놀랐다. 일부 지역구에 좋은 인재가 몰리는 바람에, 다른 지역구에선 너끈히 압축 후보군에 들 만한 사람도 탈락한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공심위원들은 다시 머리를 맞댔다. 결국 “조커 요원으로 뽑아뒀다가 인물군이 약한 지역구로 보내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한 공심위원은 전했다.

인천 중-동-옹진에서 밀린 이규민 전 언론인과 천안을에서 빠진 윤종남 전 수원지검장이 그런 케이스라고 한다. 인천 중-동-옹진에선 김종태 전 한진해운 부사장과 박상은 전 대한제당 사장, SBS 앵커 출신인 엄광석 당협위원장, 홍종일 인천시당 사무처장이, 천안을에선 김호연 빙그레 회장과 천안시의회 의장 출신인 이정원·장상훈씨, 정준석 한국산업기술재단 이사장이 4배수에 들었다.

공심위원들을 또 곤혹스럽게 하는 건 ‘여성 문제’다. 하지만 여성 재목을 찾으려 혈안이 되곤 했던 과거와는 정반대 양상이다. 한 공심위 관계자는 “여성끼리 경쟁이 벌어질 정도로 똑똑한 여성들이 많이 공천 신청을 해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교통정리에 부심할 정도라고 한다.

서울 송파병에서 나경원·이계경 의원이 사상 최초로 여성 의원들끼리 공천 경쟁을 벌이는 건 이미 유명하다. 이원창 전 의원이 함께 뛰고 있다. 서울 서초갑에선 이혜훈 의원과 박영아 명지대 교수와의 싸움이 뜨겁다. 한국물리학회 부회장인 박 교수의 정계 투신에는 정치권의 권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이 지난해 경선 때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을 지낸 게 도움될지 주목거리다. 구로을에서도 정수경 변호사와 조은희 전 경향신문 기자가 후보군에 들었다. 정 변호사는 43세의 늦은 나이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자수성가형 여성으로 알려져 있다. 김대중 정권 때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조 전 기자는 야권으로 전향, 지난해 선대위 양성평등본부에서 일했다.

일선 검사 시절,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을 “현실감 없는 프랑스의 마리 앙투아네트처럼 보인다”고 비판한 내용이 담긴 책을 냈다가 검사복을 벗었던 정미경 변호사도 수원 권선에서 뛴다. 신현태 전 의원과 임수복 전 지사 직무대리, 최규진 전 도의원이 함께 경합 중이다.

한나라당의 불모지에서 괜찮은 인물끼리 경쟁이 벌어지는 것도 새 풍속도다. 서울 관악을에서는 이해찬 통합민주당 의원이 내리 5선을 했다. 한나라당 후보가 내리 5연패했다는 얘기다. 호남세가 강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 의원이 은퇴 선언한 이번엔 지역 터줏대감이자 대한병원협회장인 김철수 당 재정위원장과 박선규 전 KBS 일요진단 앵커, 박종진 전 mbn 앵커가 뛰고 있다. 13대 총선에서 이 의원에게 패배했던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아들 김성동 당 부대변인도 함께 뛰고 있다. 한나라당의 이 같은 인물 풍년을 두고 ‘여당 효과’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상득 국회부의장 단수 후보로=공심위는 21일 경북 14곳과 부산 7곳에 대한 면접을 실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을 포항남-울릉의 단수 후보로 확정했다. 애초 경쟁률은 2대 1이었다. 공심위는 단독으로 공천 신청을 한 부산 영도의 김형오 의원과 경주의 정종복 의원도 단수로 추천키로 했다. 나머지 지역은 모두 2~4배수로 압축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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