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권 위조 방지 위해 벤치 마킹한 스웨덴 신권 ‘1000크로나’는 어떤 기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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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내년에 발행 예정인‘10만원권’에 글자와 그림이 움직이는 최첨단 위조방지기술을 넣기로 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20일자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액권이 등장함에 따라 위조 위험이 커지는 만큼 현재 전 세계에서 최고 수준의 위조방지기술을 적용한 스웨덴 1000크로나 신권을 벤치마킹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제조비용을 고려할 경우 10만원권부터 첨단 위조방지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술은 지난해 3월 15일 스웨덴이 최고가 지폐인 1000크로나(약 15만원) 신권 제작 때 사용했으며, 미 조폐국도 내년 이후 내놓을 100달러짜리 신권에 사용할 예정이다. 특히 1000크로나 신권은 지난해 국제통화협회(IACA)로부터 세계 5대 최우수 은행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에 10만원권에 적용되게 될 위조방지 기법은 스웨덴 신권 ‘1000크로나’에 적용된 크레인사의 ‘모션(Motion)’과 ‘스위치(Switch)’ 기술이 될 가능성이 높다.

모션은 지폐에 부착된 보안 은선에 새겨진 글자와 도형이 보는 각도에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이다. 스위치는 액면을 표시한 숫자와 이미지가 노출 각도에 따라 교대로 표시되도록 해 주는 홀로그램의 일종이다. 모두 위폐 제조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방법이다. 움직이는 숫자 그림을 복제하기란 현 기술 수준으론 불가능하다.

기술 특허권을 보유한 미국의 크레인사는 “수십만개의 미세 렌즈를 촘촘히 덮어씌워 빛의 방향과 지폐의 움직임에 따라 보안 은선에 기록된 문자와 도형이 움직이는 첨단기술을 개발했다”며 “최첨단 스캐너나 컬러 복사기를 동원한다고 해도 움직이는 문자와 도형의 복사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미국 크레인(www.crane.com)사는 지난 200여 년 동안‘종이’와 관련된 제품만을 만들어 왔을 정도로 전통이 있는 기업이다. 1800년대 초부터 지역 은행권을 찍어낸 경험이 있을 정도다. 1879년에 처음으로 미 정부 공식 화폐 생산계약을 따낸 이후로 특수 용지 생산 관련 다양한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2002년 1월에는 스웨덴 화폐 제조회사 툼바(Tumba Bruk)를 인수한 뒤, 자회사 ‘크레인 AB’(www.crane.se)로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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