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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두 발을 세계 지도에 찍어라 ⑦

중앙일보

입력

“얼마면 돼?”- 세계 일주를 위한 세부 계획 수립하기 <3>

4단계: 비행기 이동 및 항공루트 확정하기 - 80일전

행선지 루트가 확정되면 한국에서 비행기 티켓을 모두 발권 받아야 하므로 노선과 날짜 등을 세밀하게 미리 정해야 한다, 물론 현지사정이나 여건에 따라 항공날짜를 수정할 수 있지만 계속적으로 차질이 생길수도 있기 때문에 가능한 치밀한 일정을 세우는 것이 좋다.
여행 시기는 여행의 목적이 무엇인가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날씨와 기후, 성수기, 축제일등에 따라 대륙별로 여행적기가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행 중에 축제일이 겹쳐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교통편 때문에 애를 먹는 경우도 생긴다. 또한 참여나 관람의 기회에 제한을 받는 축제라면 속이 탈일이다. 영화제 같은 경우는 미리 표를 구하지 않으면 일반인들이 즐길 수 있는 부분이 제한되기 때문에 사전에 체크해두도록 한다.

5단계: 항공노선 이외의 육로나 루트 확정하기-70일전

공항에서 내린 후부터 대륙 내에서의 이동경로와 교통수단 숙박 등에 대한 일정에 대한 확정이 필요하다. 이때는 크고 정확한 지도가 필수이다. 인터넷을 뒤지면 지도뿐 아니라 세계의 정보들이 많이 있지만 역시 종이지도는 필요하다.

① 숙소
숙소가 정해지지 않으면 여행 중 불안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사전에 세밀하게 숙소정보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유스호스텔, 게스트 하우스, 민박, 텐트를 주로 이용하지만 부엌 있는 곳이면 경비절감은 물론 다음날 먹을거리를 사전에 확보할 수 있고 또 도망간 입맛을 되찾아 원기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여정 중 약 30%정도는 이동 중 버스, 기차, 비행기에서 생활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준비도 필요하다.

②먹을거리
여정 중 먹을거리 문제는 원활한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사항이다. 그 나라의 고유한 맛을 즐기는 것은 물론 여행자들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 그러나 비용절감과 시간절약, 체력유지를 위해 가능한 입맛에 맞는 먹을거리를 간단히 쇼핑해 둘 필요도 있다. 간단한 취사기구를 가지고 다니며 상당부분 직접 해결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여행은 사실 그때부터 라고 하는 이가 많다.
인터넷이나 남대문 시장 등을 돌아 전투식량을 구입해 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전투식량이 시중에 유통되면서 비교적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고 조리법 또한 쉬워 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 인기다. 물만 부으면 북어국, 찌개류를 먹을 수 있는 제품도 있고, 뜨거운 물이나 별도 가열 없이 끈만 당기면 발열이 되는 도시락 등도 있다. 미국 전투식량도 맛이 좋고 간편해 마니아가 있을 정도이지만 미군 전투식량 중에는 국내 반입이 불법인 제품도 있으니 시중에 유통되더라도 주의하도록 한다. 가격도 저렴해 한 끼를 해결하는데 좋다. http://www.jun2food.com 등의 전문 쇼핑몰이 있고 유명 쇼핑몰에서도 전투식량이라고 검색하면 상당량의 상품들이 나온다. 비행기 내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는지 지역도 있으므로 체크해보고 준비하도록 한다.

③ 현지 교통문제
대륙 간 이동은 해외일주 여행티켓을 이용하여 항공편으로 이동하는 것이 해상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편리할 것이다. 물론 색다른 여행을 즐기려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말이다. 대륙 내 국가 간 이동의 경우 북유럽에서는 스칸레일 플랙시 패스, 동유럽에서는 동유럽 플랙시 패스를 이용하고 남미나 기타 국가의 경우 버스 및 기차로 이동하고 호주에서의 아웃백은 이동거리가 멀어 원 월드 티켓을 사용하는 게 유리하다.

6단계 : 여행자료 수집 및 나만의 가이드북 만들기- 60일전

인터넷이나 다른 자료들을 통하여 내륙에서의 이동경로 숙소 볼거리, 즐길 거리, 비자나 환율, 물가정보 등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여 정리해 두어야 한다.

7단계 : 여행 블로그나 카페 만들기 및 여행준비물 챙기기- 30일전

여행에 대한 블로그나 카페를 만들어 놓으면 좋다. 기록유지는 물론 관련지역의 사진이나 참고자료를 통해 여행선배들의 조언이 필요한 때이다.

8단계: 항공권 예약 및 최종발권 - 20일전

항공권 예약은 여행준비 마무리된 후 해야 하며 발권을 마지막에 하는 이유는 루트가 자주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9단계 : 짐 꾸리기 여행 준비물 챙기기-10일전

여행은 힘들다. 가벼울수록 좋다. 아무것도 없이 빈 몸으로 떠날 수만 있다면 더없이 홀가분할 것이다. <80일간의 세계일주>에서 필리어스 포그가 한 말이다. 그러나 조금 더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려면 그래서는 안 된다. 준비한 만큼 편리한 여행이 된다는 것은 사실이므로 꼭 필요한 것들을 우선순위로 정하여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 문제는 꼭 필요한 것을 가볍게 꾸릴 수 있느냐이다. 여행에는 이력이 났다는 베테랑 여행가가 금년 4월경 1년 예정으로 출발하려고 하는 스케줄을 슬쩍 훔쳐보았다.

tip 준비물 목록

-대륙별 항공권: 세계 일주 항공권, 유레일패스권 등,
- 카드 : 유스호스텔 멥버십카드(혜택이 많다),여권사진 8EA, 국제운전면허증, 국내은행의 현금카드(ATM이용) 비자카드. 여행자카드. 여권,
- 의류 : 세탁건조가 편한 기능성 소재 [청바지 2EA, 반바지 2EA, 면티 3EA, 속옷 3EA, 모자 2EA, 양말 4EA(현지에서 구입)]
- 취사도구 : 배낭여행자숙소(호스텔,게스트하우스)에 공동주방이 있으므로 코펠과 수저 등 간단한 취사도구
- 의약품 : 기본적인 구급약품(밴드, 마데카솔, 물파스, 소화제, 지사제 종합감기약 등)
- 기타 : 스포츠 타올, 계산기, 후레쉬, 멀티 어뎁터, 휴대용스피커, mp3, 디카와 충전기, 열쇠, 와이어 끈, 우산, 맥가이버칼, 손톱깍기, 힙쌕(디카, 전자사전, 망원경, 소형계산기, 여권사본, 수첩, 볼펜 용), 현금분산(동전지갑, 명함지갑, 힙쌕), 썬크림, 샘플로션 4EA, 치솔, 치약, 가루세제 100g, 40-50리터정도의 배낭, 가벼운 방수카버는 필수
* 출발까지는 기간이 남아 있으니 더 추가될 준비물이 많을 것이다. 아마 초보라면 더욱 더 필요할 것으로 여겨지는 항목수가 늘어날 것이다.

10단계 : 출발을 위한 마지막 점검 - 마음 다잡기
자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는 떠나는 일만 남았다. 마음의 준비와 최종점 검만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계 일주 여행자들은 모두가 ‘짠돌이’라는 것을 기억해두자. 편하게 먹고 자려면 집에 있어야 한다는 것. 배낭 여행자들은 365일 기준 소요비용 약 2,000만원-2,500만 원가량을 잡고 있는데 이럴 경우 1일 평균 비용 1인당 5~7 만원이 예상된다. 하지만 세계일주 비용은 여행스타일, 여행대상국, 기간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므로 각자의 스타일에 따라 여행비용을 짜는 게 기본이다. 그렇다면 내가 세운 예산규모는 과연 적정하고 완벽할까? 확인해보도록 하자.
얼마 전 한길(14), 성은(12)이와 함께 네 식구가 1년 동안 6대륙 40개국을 여행하고 귀국한 닉네임 ‘myway235’ 씨는 총비용이 9,500만원 소요되었다고 했다. 아무래도 어린아이들과 같이 하는 여정에서는 여러모로 비용이 더 들게 마련이고 타이트하게 일정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어느 정도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가 전해주는 아래 조언들은 비용을 산출하고 여정을 설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tip
* 아프리카 남아공은 대중교통이 없어 각 도시 호스텔구간을 이동하는 The Baz Bus(미니버스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렌터카를 이용했고. 미니버스의 비용이 만만치 않으므로, 인원이 3명 이상일 경우 렌터카가 유리하다.
* 이집트, 모로코는 도시 간 버스 이동 시스템이 좋고 이집트는 버스보다 열차가 편리하다.
* 유럽 대륙 내 저가 항공권은 ‘Ryanair’와 ‘easyjet’가 대표적이므로 대개 유레일패스(일정기간 동안 무제한 열차 이용)를 이용하였는데 일행이 3명 이상일 경우 렌터카를 이용해도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다.
* 유럽 도심지는 도로 사정이나 주차문제로 운전하기에 쉽지 않으므로 도시 위주 여행에는 유레일패스, 경치 위주 여행에는 렌터카가 유리하며 영국의 메가버스(www.megabus.com)는 인터넷으로 예약하는 저가 버스로서 예약 시기에 따라 최저가로 이용 가능하지만 취소나 환불은 불가능하므로 유의해야 한다.
* 중남미의 경우 교통, 숙소, 음식은 저렴하나 관광지 입장료, 투어비가 비싸고 도시 간 버스이동이 편리하며 버스시설도 좋다. 호스텔이 많아 선택의 폭이 넓고. 음식은 질과 가격 면에서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 남미의 페루, 볼리비아 등은 해발 3000~4000m의 산악지역이 많아 고산증세에 대비해야 하며 도로의 굴곡이 심해 멀미에도 대비해야 한다.
* 미국 동부 지역(뉴욕, 보스턴, 워싱턴DC)은 도시 내 대중교통이 원활하나, 서부 지역은 대중교통보다 렌터카가 효율적이다. 숙소는 유스호스텔보다 모텔, 호텔 등이 유리하다. 부모와 동반하는 15세 미만 어린이는 무료이다. 고속도로 휴게소, 여행정보센터 등에 비치되어 있는 호텔 쿠폰 북을 이용하면 더 싸게 호텔 체인을 이용할 수 있다.
* 미국의 국립공원 1년 입장카드(50달러)를 구입하면 차량 1대가 입장할 수 있고 미 서부지역은 그랜드 캐니언, 브라이스 캐니언, 요세미티 등 멋진 국립공원이 많지만, 카드 한 장 구입으로 모든 국립공원을 횟수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으므로 맨 먼저 가는 공원에서 구입하면 된다.
* 뉴질랜드는 여행 가이드북이 없어도 될 만큼 공항마다 각종 여행정보가 넘쳐난다. 현지에서 한국 라면, 고추장, 김치 등을 쉽게 구할 수 있다. 게스트하우스, 호스텔 등 숙소는 대체로 가격 대비 시설이 좋지만, 관광지 입장료 등은 엄청나게 비싸므로 싸게 이용하는 방법을 알아 가야 한다.
* 터키, 시리아, 요르단 서아시아 아랍권 국가는 일반적으로 아랍어 숫자를 쓰기 때문에 처음엔 무척 당황스럽고 시리아는 비수교국이지만 국경에서 비자를 받을 수 있다. ATM을 찾기 힘들지만, 여행정보센터에 문의하면 친절하게 위치를 알려준다. 만약 차량을 렌트해야한다면 보험은 조건을 충분하게 가입해 두는 게 좋다.

아날로그 & 에필로그
사실 비용보다 중요한건 여정에 녹아 있는 과정이다. 과정이 돋보인다면 비용이 조금 들더라도 즐겨야 한다. 비용은 머지않아 보상될 수 있지만 당신이 머무른 그 자리에 다시는 설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80일간 세계일주>의 필리어스 포그처럼 상금도 없고 아름다운 사람과의 인연도 주어지지 않을 여행인데. 그렇다면 당신은 왜 떠나는가?
아마도 그 대답은 당신이 세계 일주를 다녀온 후에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일주를 위해 투자한 비용과 당신이 얻고 온 여행의 결과들을 경제적 가치로 저울질해 볼 때 분명 어느 한 쪽이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새삼 궁금해지지 않는가. 궁금해진다면 포그 씨처럼 자신과 내기라도 하면서 다녀온 후 한번 저울질 해 볼 일이다. 변화는 전혀 다른 곳에 감추어져 있을 것이다. 자, 이제 떠나는 일만이 남아있다. 당신의 세계여행 다이어리가 궁금하다.

tip '오불생활자’ 까페가 추천하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트래킹 코스 10선>
1. 네팔 히말라야 트래킹
2. 파키스탄 카라코람 지역
3. 남미 파타고니아 일대
4. 뉴질랜드 밀포드 사운드
5. 중국 사천성의 야딩풍경구
6. 말레이지아 보르네오섬의 키나발루
7.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 등반
8. 남미 베네수엘라의 로라이마
9. 서부티벳의 카일라스 코라
10. 인도네시아 자바의 부르모 화산

<도움말: 여행정보 사이트: coastingafrica.com, 사진: 심태열>

객원기자 장치선 charity19@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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