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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사랑하는공간>삼나무집 거실-金承斗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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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생활 수준의 전반적인 향상으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나만의 개성이 표현된 내부공간을 지닌 가정이 늘고 있다.
그날의 지친 몸과 마음을 풀고 내일의 활기찬 삶을 준비하는 보금자리를 담아내는 주거공간의 멋을 살아가는 이야기 와 함께 소개한다. [편집자註] 금세 꽃망울을 터뜨린 산수유와 개나리가 여린 미소를 머금은 경기도용인군대대리 김승두(金承斗.70.의사)박사의 적삼목(赤杉木)주택 앞뜰.뒤켠의 찌를듯 큰 나무에 지지않으려는 듯 높이 솟은 지붕과 원목의 무늬결이 한데 어우러져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야산 기슭에 터를 잡은 까닭에 산전체가 곧 마당이고 뒤뜰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에 있는 개인의원을 정리하고 젊은 시절부터 동경하던 「유유자적하는 생활」을 위해 아예 이곳에 정착한 金박사는 인생을 새로 사는 양 하루 하루가 행복에 겨운 나날이라고 청년처럼 건강한 웃음을 짓는다.
『그래도 한창 시절에는 환자가 오면 심혈을 기울여 치료하고 연구하는등 보람도 컸습니다.그러나 이제는 환자들이 개인의원을 종합병원으로 가기 위한 진료 의뢰서를 받는 과정 정도로 취급합니다.그래서 여력도 있고,30년 이상된 단골 환자 들을 비롯한주위의 만류도 있었지만 그만 두어버렸습니다.』 언젠가는 호젓한전원생활을 누리겠다는 생각으로 이미 오래 전에 마련해 둔 이 자리에 집을 짓기 위해 金박사는 많은 구상을 하고 여러군데 접촉도 한 결과 역시 목조 주택,그 가운데서도 건축 재료의 백미(白眉)로 꼽히는 붉은 빛이 도 는 삼나무가 좋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건평 42평에 2층 구조의 이 집은 아래층에 작은 침실과 거실이 있고 2층에 두개의 방이 있다.젊은 시절 성악을 공부했을 정도로 음악을 무척 즐겨 언제나 나지막히 음악이 흘러나오는 이 집 거실은 지붕끝까지 뻥 뚫려 있다.자그마치 6m나되는 드높은 거실 천장은 사실상 그의 아이디어.서울에서 수십년간 생활했던 아파트의 2.4m 남짓한 천장의 짓누르는듯한 느낌에서 벗어나고픈 바람에서였다.그는 집 설계를 대림목조주택(대표權純寬.(579)3848)에 일임하면서도 거 실천장만큼은 높게해달라는 주문을 잊지 않았다.
『당연한 결과겠지만 거실의 높다란 천장에 유난히 애착이 갑니다.아마 확 트인 바깥 풍경과 높은 천장이 잘 어우러져 더욱 아늑하게 해주기 때문일 겁니다.』 거실에서 컴퓨터를 배우는 요즘의 생활이 더없이 흡족하다는 그는 『사람 만나는 재 미를 못잊어 서울에 살며 가끔씩 찾아오는 아내조차도 거실 공간만큼은 무척 마음에 들어한다』며 웃는다.집을 짓기 위해 요모조모 따지다 보니 나무로 된 집에 관한한 웬만한 전문가 수준에 이르렀다는 金박사는 『삼나무 주택의 경우 건축비가 평당 2백70만원으로 일반 아파트나 주택에 비하면 다소 높은 편이지만 최소한 1백년을 넘길 수 있고 디자인이 아름다운데다 실내습도유지.보온효과등 건강면에서도 쾌적하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이익인셈』이라고 말했다.
〈金明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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