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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은 노숙자들의 ‘놀이터’ 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0일 화재로 전소된 숭례문(남대문)은 경비 허술로 인근 노숙자들의 ‘놀이터’였다고 13일자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노숙자들은 “숭례문 누각은 시원하기 때문에 여름이면 고참 노숙자들이, 겨울에는 지하도보다 추워서 신참 노숙자들이 그곳에서 주로 잠을 잤다”고 말했다. 한 노숙자는 “얼마 전에도 거기서 라면 끓여먹고 소주 마셨다”고 말했다. 그래서 방화범이 체포되기 전까지만 해도 인근 노숙자들이 추워서 누각에 올라가서 라면을 끓여먹고 담배를 피우다가 불이 났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무성했다.

시민 광장으로 조성된 숭례문 일대는 구 서울역사와 연결되는 ‘노숙자 천국’. 노숙자들은 이들은 공사장 등에서 훔쳐온 알루미늄 사다리를 숭례문의 두 귀퉁이에 두고 정기적으로 숭례문에 올랐다. 자다가 용변이 마려우면 그냥 누각 위에서 해결하기도 했다.

노숙자들에 따르면 야간 경비를 맡은 경비 업체 직원들은 이들이 숭례문을 제 집처럼 드나든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눈 감아줬다. 심야에는 아예 순찰을 제대로 돌지 않기도 했다고 한다. 한 노숙자는 “어차피 자정이 넘으면 우리가 자러 오는 줄 알기 때문에 경보가 울려도 경비원들이 잘 오지 않았고, 온다고 해도 ‘나 노숙자인데 자러 왔다’면 상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노숙자는 “우리가 하룻밤에도 여러 번 드나들기 때문에 경보가 몇 번씩 울리면 계속 출동하던 경비업체도 지쳤는지 나중에는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부터 문화재청과 ‘문화재 지킴이’ 협약을 맺고 숭례문 경비를 맡은 KT텔레캅 측은 “우리가 야간 무인경비를 맡은 뒤부터는 적외선 감지기가 울리기 때문에 노숙자가 숭례문에 올라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관리 부실이 있었다면 여름철 숭례문 경비를 맡았던 이전 경비업체의 잘못일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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