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공심위원장’은 지금 … 안강민 “900명 칼질, 어려운 일만 맡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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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강민(사진)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은 12일 여의도 당사에서 꼬박 7시간을 머물렀다. 오전 9시30분부터 공천 신청자 90여 명과 지역구별로 집단 면접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점심도 도시락으로 때웠다. 전 지역의 공천 신청자를 만나려면 앞으로 2주간 이런 생활을 해야 한다. 4·9 총선에 나설 한나라당의 대표 선수를 뽑기 위해서다.

그 스스로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할 생각이다. 나라를 다시 잘 세워야겠다는 진지한 애국심과 철저한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근래 기자에게 “(당이) 어려운 일만 맡긴다”고 ‘푸념’한 일이 있다. “좋은 자리를 준다는 얘기는 없고…”란 우스개까지 곁들여서다. 실제 그럴 법도 하다. 그는 공천 심사란 검증 과정을 통해 1173명의 공천 신청자 가운데 900여 명을 잘라내야 한다. 사실상 손에 피를 묻히는 일이다. 그는 2004년 17대 총선 때도 공심위 부위원장이었다. 김문수 당시 공심위원장과 함께 대대적인 물갈이를 했었다. 게다가 지난해 경선 때 국민검증위원장으로서 경선 후보들을 속속들이 조사했었다. 그로선 3회 연속으로 ‘검증의 칼자루’를 쥔 셈이다.

당 안팎에선 “사심이 없고 추진력이 높다는 점에서 안 위원장만 한 적임자가 없다”는 말이 나온다. 그는 대검 중수부장 시절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파헤친 대표적인 수사 검사였다. 16·17대 총선 때 한나라당으로부터 공천 제의가 있었는데 뿌리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런 안 위원장이 이번에도 대대적인 물갈이를 할까.

그는 “17대 때 한 건 일부러 물갈이하려고 했던 게 아니고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물갈이를 작정하고 있지 않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의 요즘 발언을 보면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는 “그동안 애국심이나 국가관, 뚜렷한 소신도 없고 국회의원을 왜 하는지 의심스러운 분이 많았다. 한나라당에도 권력을 좇아, 이익을 위해 소신 없이 몰려다니는 분들이 없진 않다. 무너진 경제를 살리고 지난 10년간 만신창이가 된 나라를 바로 세울 후보를 공천하겠다”(11일 공천 관련 토론회), “(17대 공천자 중) 어떤 사람은 괜찮은 것 같고 어떤 사람은 신통치 않다”(지난달 25일 기자회견)고 말했었다.

그는 이날 “4년 전 후보군에 비해 나아졌느냐”란 질문에 “비슷한 것 같다”고만 말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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