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강다리 완벽하게 고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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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강다리 보수공사는 과연 제대로 되고 있는가.성수대교 붕괴사고 이후 당국은 비로소 다리 관리와 보수에 소홀했음을 인정하고전면적인 보수공사를 약속했다.이에따라 올 1월부터 한강다리 이곳저곳에선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보 수공사로 통행이 제한돼 그렇지 않아도 체증에 시달리던 서울의 교통은 더혼잡스러워졌지만 시민들은 그 불편을 묵묵히 참아내고 있다.다리통행의 제한 뿐 아니라 서울시 전역에 걸친 10부제 운행까지도 감수하고 있다.이는 어떤 불편이 있더라 도 이번에만은 철저한 보수가 이뤄져 다시는 성수대교와 같은 참사가 일어나선 안된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현재 진행되는 보수 공사마저도 눈가림식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하는 일이 드러나고 있다.26일 한 TV의 보도에 따르면 보수공사는 다리 상판보수에 치중돼 있을 뿐눈에 보이지 않는 물속의 교각보수는 대충대충이라 는 것이다.교각보수는 주로 언론이 문제점을 지적한 곳에 한정돼 있고,그나마교각 기초부위에는 손이 가지 않고 있다.이 때문에 전에 보수공사를 한 교각마저도 물위에 떠있는 상태가 돼 있다.
서울시는 이런 현실을 알고나 있는 것인가.눈에 보이는 상판보수 공사나 서둘렀지 교각에 대해서는 안전진단이나 제대로 하고 보수계획을 세웠는지 의문이다.그렇지 않고서는 곳곳의 다리가 떠있고,이른바 세굴현상으로 교각의 밑부분이 움푹 움 푹 패어있는데도 그대로 방치하고 있을리 없다.
서울시는 이제라도 교각의 안전에 대한 정밀실태조사를 실시해야한다.보이지 않는 곳이라고 해서 대충 하고 넘어가는 식의 보수공사로는 언제 또 어떤 대형참사를 빚어낼 지 모르는 일 아닌가. 서울시의 보수현황을 보면 성수대교 참사를 계기로 전면보수를하기로 했던 전국 각 교량의 보수공사는 과연 얼마나 철저히 이뤄지고 있는지 걱정부터 앞선다.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보수공사가 이뤄져야 한다.설사 막대한 예산이 드는 한이 있더라도 이번기회에 적어도 다리만은 튼튼히 해야 한다는 게 온 국민의 바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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