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동물성 지방 많이 먹는 40대는 더 조심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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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호 22면

유방암은 전 세계 여성에게 제일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미국에선 매년 20만 명 이상의 유방암 환자가 새로 발견되고 4만여 명이 유방암으로 사망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방암 환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지만 서구에 비해 발생률은 아직 낮은 편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60~65세에 발병률이 높은 서양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35세 이후에 급격히 증가해 40대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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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 관련 호르몬도 영향

유방은 기본적으로 출산 후 수유를 담당한다. 아기에게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을 공급하는 역할이다. 이런 기능을 위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및 뇌하수체의 성장호르
몬과 프로락틴 등의 호르몬이 작용한다.

따라서 이들 호르몬의 분비 및 활동 여부가 유방암과 관련이 있다. 첫 임신이 30세 이
후이거나, 초경이 빠르고 분만 경험이 없는 경우 유방암에 많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방이나 유두의 크기는 유방암과 관련이 없다.

대장암·전립선암과 더불어 유방암의 주요 원인은 음식물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국가에서 야채·곡물·과일 등을 많이 섭취하는 국가에서보다 유방암 발생이 많다.

특히 폐경 전 여성의 경우 고지방 동물성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유방암 발생과 관계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은 결과적으로 호르몬의 작용, 면역기능 등에 영향을 주게 된다. 과일·야채 등은 비타민·미네랄·항산화물질 등을 많이 포함해 신체의 기능을 보호하지만 동물성 음식물은 가공 과정에서 발암물질이 생기는 것으로 본다.

음식물과 유방암에 대한 연구의 대부분이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청소년층이 섭취하는 음식과의 상관관계는 미지수다. 음식물과 호르몬 외에도 과도한 음주나 방사선 노출이 유방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암의 발생에는 여러 인자가 관여하기 때문에 성장기의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역학조사가 더 필요하다.

30세 이후 매달 자가검진 필요

종양이 아주 작을 때는 증상이 전혀 없다. 그래서 검진이 필요하다. 유방 촬영으로 발견해 치료함으로써 재발률을 극소화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3분의 2 이상의 환자가 스스로 멍울(종괴)을 만져 알게 된 경우다. 이런 유방 자가검진은 30세 이후 매달 생리가 끝나고 3~4일 후에 하는 것이 좋다.

유방의 피부가 붓게 되거나 빨개지고 유두의 피부가 습진처럼 변할 때도 유방암이 아
닌지 의심할 수 있다. 종양이 커지면서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특히 유방암이 유방이나 주위 림프절을 벗어나 뼈나 폐에 전이되면 통증이나 기침 등을 동반한다. 하지만 유방통의 90% 이상은 양성 종양에 의한 것이므로 지레 겁을 낼 필요는 없다. 다만 유방에 양성 종양이 생기면 악성으로 전환되거나 새로운 악성 종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재 큰 문제가 없어도 제거하는 게 좋다.

수술 후 2년간 임신 피해야

유방암이 어떤 상태일 때 진단받았는지에 따라 치료 방법은 다르다. 대개 수술을 먼저 시행하는데, 최근에는 수술 범위를 줄여 유방 보존술을 많이 시행한다. 이는 유방을 완전히 들어내는 근치술에 비해 생존율의 차이가 별로 없고, 오히려 삶의 질에서 우월하다. 종양 크기가 클 때는 수술 전에 먼저 화학요법으로 암의 크기를 줄여 보존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유방 보존술을 시행하거나 네 개 이상의 액와부 림프절에 전이가 있는 경우엔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받게 된다.

조기에 수술을 받으면 재발률이 낮지만 종양이 크거나 액와부의 림프절에 전이가 많이 돼 있으면 높다. 아주 조기의 유방암을 제외하고는 수술 후 항암 호르몬요법이나 화학요법, 혹은 둘을 다 하게 된다. 유방암의 항암 치료제는 다른 장기의 암 치료에 비해 종류가 더 많은 편이어서 환자의 연령, 폐경 유무, 종양의 크기 및 액와부 림프절의 전이 정도, 환자의 건강상태에 맞게 의사가 권하는 대로 따르면 된다.

유방암 치료 후 임신을 하려면 조기 재발의 위험성이 높은 수술 후 2년간은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유방 절제술을 받은 뒤 재건술을 받으려면 초기 유방암의 경우 즉시 가능하지만 대개는 방사선 치료 및 항암 화학요법 등의 치료를 마치고 재발이 없는지 기다려 보는 것이 좋다.

유방암 진단 전후, 치료 전후에 암의 발생 경로를 차단하거나 변경하는 데 건강한 음식의 섭취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본다. 건강한 음식이란 식물성을 기본으로 다양하게 하고,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자주 섭취하며, 육류 섭취를 줄임으로써 동물성 지방을 줄이도록 하는 것이다. 오메가-3가 많은 올리브유를 주 식용유로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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