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東진출기업 代金회수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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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중동의 부자나라로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와 리비아의 외환사정이나빠지면서 이들 지역에 수출을 해 오거나 건설.플랜트진출에 나섰던 업체들이 비상경계태세에 들어갔다.
대금지급연기등 거래위험이 높아지자 종합상사들의 경우는 자체로거래안전지침을 만드는가 하면 수출보험공사는 중동지역 수출보험인수에 신중을 기하는 상황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대금결제가 좋았던 사우디아라비아와 리비아등이 유가하락으로 정부수입이 줄고 재정적자가 커지면서수출이나 건설대금등의 대외채무를 연기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종합상사의 한 리비아관계자는 『가전제품을 많이 수출하고 있는데 수출계약후 신용장개설이 6개월에서 1년간 늦어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며 『위험부담이 커져 수출품을 만들어 놓고도 실어내지 못한채 재고로 남거나 그 사이의 환율변동으 로 환위험도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삼성물산등 종합상사들은 중동지역 거래안전지침을 마련해 건설.플랜트수출등의 중장기거래는 반드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지급보증을 받도록 하고 있다.또 단기무역거래는 반드시 신용장을받고 거래하도록 하는등 對중동 경계경보를 발했 다.
한국수출보험공사의 경우도 중동지역 거래위험이 사우디아라비아와리비아등 부자나라까지 번지자 이들 지역에 대한 수출보험 인수에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외채가 2백억달러 정도로 늘고 외환보유고도 91년 1백70억달러에서 50억달러선으로 낮아지자 정부지출 억제로 민간부문의 외환사정이 나빠져 수입업자들이 수출대금을제대로 못 줄 위험이 커지고 있다.사우디아라비아 는 93년까지만 하더라도 거의 현찰베이스로 수출대금을 지급하는등 신용도가 매우 좋았다는게 업계의 설명.
리비아도 정부가 외환사정에 따라 기업들에 외환배정을 하고 있어 수출거래가 성사되더라도 제 때 신용장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많다는 것.
또 사우디아라비아는 재정수입의 75%를 차지하는 석유수입 감소로 유럽 건설업체들이 공사대금을 제때 못받는 사례가 빈발하자영국.프랑스의 수출보험공사들이 자국업체들에 거액의 중장기 프로젝트는 반드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보증지급을 받 도록 하고 상황이다. 수출보험공사는 92년7월이래 이란 외환사정 악화로 한국기업들이 수출대금을 제때 못 받게 되자 93년부터 매년 1백30억~1백60억원의 보험금을 국내 수출기업들에 물어 주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현재 5억달러정도가 수출대금등으로 이란에 물려 있는데 지난해 5월 이란 외환사정이 좋아지지 않자 은행측과협의,2년거치 3년6개월 상환조건으로 지급기일을 늦춰주기까지 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지난해 수출은 8억8천만달러로 전년대비 7%가 줄었고 올해도 감소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閔國泓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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