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강일구 “봤지! 우생순 2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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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시청 정지해<中>가 부산시시설관리공단 수비수들 앞에서 슛하는 척하면서 오른쪽 동료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하고 있다. 정지해는 김주람과 함께 팀내 최다인 6골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안동=뉴시스]

인천도시개발공사와 코로사가 핸드볼 큰잔치 우승컵의 주인을 가린다.

인천도시개발공사(인천도개공)는 4일 안동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핸드볼 큰잔치 남자부 준결승전에서 대표팀 수문장 강일구(32)의 눈부신 선방에 힘입어 경희대를 36-23으로 꺾었다. 강일구는 지난달 30일 일본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재예선 일본전에서도 17개의 결정적인 슛을 막아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일본에서 얻은 자신감 때문인지 강일구의 이날 표정에는 여유가 넘쳤다. 지난달 31일 귀국한 이후 곧바로 소속팀에 복귀, 4일 만에 경기에 나섰지만 지친 기색이 별로 없었다. 강일구의 거미손 방어막은 코스를 가리지 않았다. 낮게 깔려오는 슛은 몸을 잔뜩 낮춰 막아냈고, 골대 구석을 향하는 슛은 손을 쭉 뻗어 걷어냈다. 그뿐 아니라 일대일 위기에서도 상대 슛의 방향을 예상한 듯 침착하게 막아냈다.

강일구의 선방으로 힘을 얻은 인천도개공은 초반부터 앞서 나가며 기세를 올렸다. 시작 무렵부터 10분 동안 다섯 차례의 골과 다름없는 슛을 강일구가 막아내는 동안 인천도개공은 6-1로 달아났고, 유동근(12골)·김민구(9골) 등의 활약으로 점수 차를 벌려 나갔다. 인천도개공은 경기 종료 6분 전 31-19에서 유동근의 속공이 성공하며 32-19, 13점 차로 크게 앞서 여유 있게 승리했다.

또 다른 남자부 준결승에서는 코로사가 상무를 23-21로 간신히 꺾고 결승에 올랐다. 줄곧 3~4점 차 리드를 유지했던 코로사는 종료 3분을 남기고 21-20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여자부 준결승에서는 삼척시청과 용인시청이 결승에 올랐다.

삼척시청은 김주람과 정지해(이상 6골)의 활약에 힘입어 부산시설관리공단을 26-21, 5점 차로 완파했다. 용인시청은 13개의 선방을 펼친 대표팀 골키퍼 이민희의 활약으로 대구시청을 27-24로 꺾었다. 남녀부 결승은 5일 열린다.

◇영화 열기로 관중 증가=핸드볼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올림픽 예선 재경기의 열기가 안동에 전달됐다. 핸드볼 큰잔치는 지난달 15일 개막 후 평균 관중이 50여 명 수준이었지만 이날 준결승전에는 평소보다 10배 많은 500여 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정형균 협회 상임부회장은 “평소 썰렁하던 관중석이 이 정도 찼다는 데 만족한다. 팬들의 성원에 거듭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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