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유학생 6割 귀국포-지식인 푸대접 정책에 실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지난 79년이후 해외 유학생 가운데 3분의1만 중국에 돌아온 것은 미국과 캐나다정부의 조직적인 유혹이 상당부분 작용했기때문이다.』 중국의 문교부장관격인 주카이쉬안(朱開軒)국가교육위원회 주임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정부의 교육개혁안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일부 서방국가들이 중국출신 고급인력을 잡아두기 위해 이민정책을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가 이처럼 분개한 이유는 지난 79년이후 해외 유학생은 22만여명에 이르지만 정작 학업이 끝난 뒤 중국땅에 돌아온 사람은 7만5천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그가운데 절반은 국비(國費)유학을 보냈으니 중국정부는 돈과 사람을 한꺼번에 잃은 셈이다.
이같은 현상이 빚어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는 세계각국이 자기땅에 들어온 고급인력을 확보하려는 정책때문이기도 하겠지만,그보다는 중국 유학생들 스스로 보다 나은 직장과 고소득을 찾아 아예 귀국을 포기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사회에서는 개방정책이 펼쳐진 이후 가장 잘못된 분야의 하나로 지식인.교육부문을 꼽는다.특히 지식인에 대한 푸대접정책은중국이 앞으로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하는데 커다란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대학교수가 생활고 때문에 학교앞에서 장사를 하고,교사들이 택시운전기사.가라오케 접대부등으로 전직하는 사례가 더이상 뉴스거리가 아닌 중국에서 고급인력의 국외탈출사태는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한편 개인사업등을 통해 돈을 번 신흥부자들은 저녁 한끼에 몇만元씩 흥청망청 써대며 자녀들도 1년 수업료로 노동자들의 몇년치 수입에 맞먹는 돈을 내야 하는 특수사립학교에 보내고 있다.
중국정부는 최근 2천여개에 이르는 이들 사립학교의 수업료를 年 10만위안(1만2천달러)으로 묶겠다고 밝혔다.이는 지난해 도시지역 노동자들의 소득이 年 3천1백79元인 것과 비교할 때엄청난 소득격차가 발생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李陽壽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