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체포說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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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알카에다 잔당 소탕작전이 한창인 가운데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이미 체포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이란 국영 라디오 방송은 "빈 라덴이 오래전 파키스탄에서 체포됐으며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의 이번 주 역내 방문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럼즈펠드 장관이 체포 시기 발표를 놓고 현지 군 관계자와 최종 협의를 가졌다는 것이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은 국영 라디오를 인용, 빈 라덴 체포설을 즉각 타전했다. 지난해 12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체포를 특종 보도한 IRNA의 보도에 아랍권은 흥분했다. 범아랍 일간 알하야트도 29일 1면 기사로 '빈 라덴 체포설'을 전했다.

아랍권에서는 지난해부터 "빈 라덴이 이미 체포됐으나 미국이 숨기고 있다"는 주장이 돌았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을 지속하기 위해 체포 사실을 숨기고, 또 11월 대선전에 활용하기 위해 발표 시기를 조절하고 있다'는 음모설을 알하야트를 포함한 일부 중동 언론들은 강조하고 있다.

'체포 임박'설도 연일 등장하고 있다. 미.영 특수부대가 아프가니스탄과 접경한 파키스탄 산악지대에서 빈 라덴을 포위하고 있고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는 게 골자다. 범아랍 시사주간지 알마잘라는 "미국이 대선 한달 전인 오는 10월께 빈 라덴을 체포할 것"이란 주장을 폈다.

그러나 미 국방부의 래리 디 리타 수석 대변인은 '체포설'에 대해 "근거가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대변인 브라이언 힐퍼티 중령도 "현재 펼쳐지는 '망치와 모루'작전으로 알카에다를 체포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이란 방송의 보도에 관해선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의 쿠르시드 카수리 외무장관도 "근거 없는 뉴스"라고 일축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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