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유채꽃이 노란 꽃망울을 터뜨리면서 남녘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신라천년의 고도(古都) 경주의 남산을 타고 넘을 즈음이면 보문호에도 봄기운이 가득하다.
보문호에서 문무왕릉까지의 길은 경주를 찾는 여행객에게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받는 곳이다.약 27㎞ 거리의 길목에는 신라 선덕여왕 20년(643)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기림사(祇林寺)와 신문왕이 부왕의 위업을 이어 세웠다는 감은사 (感恩寺.사적 제31호)터가 있다.
보문단지에서 4번국도를 따라 1.6㎞를 달리면 불국사와 감포로 갈라지는 삼거리에 닿는다.왼편으로는 용인 민속촌과 같은 「신라촌」 공사가 한창이다.여기서 1㎞를 달리면 덕동호에 닿으며호수를 끼고 도는 약 3㎞의 길은 굴곡이 심해 안전을 요한다.
약7㎞를 더 가면 추령고개(310m)에 닿는다.고개 밑으로는 터널공사가 한창이며 정상에는 관해동휴게소가 있다.
고개에서 약 10㎞ 정도를 내려가면 왼편으로 929번 지방도가 기림사까지 연결된다.삼거리에서 기림사까지는 4.5㎞ 거리.
도로 왼편으로는 대나무숲이 널려 있다.주차장에서 기림사 경내까지는 약 6백m 정도며 경내에는 수령(樹齡)이 5백 년 정도 된 보리수나무.대적광전(보물 제833호).3층석탑(유형문화재 제205호)등이 있다.
기림사 주위로는 함월산에서 발원한 맑은 계곡물이 흘러내리며 계곡을 따라 5백m쯤 거슬러 오르면 두 암벽의 벌어진 틈새로 물줄기가 내려치는 용두연이 나온다.기림사 입장료는 어른 8백원,어린이 3백50원이다.
기림사로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약 2㎞를 달리면 검문소가 나오며 오른쪽이 감은사터를 거쳐 문무왕릉으로 향하는 도로다.2㎞ 정도를 더 달리면 길 양편으로 들판이 펼쳐지며 멀리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검문소에서 감은사터까지는 약 6.6㎞.도로변에 있는 감은사터는 지금은 당시의 규모를 짐작케 하는 주춧돌과 2기의 3층석탑만 남아있다.
감은사터에서 조금만 더가면 울산에서 포항으로 이어지는 31번국도와 만나며 오른쪽으로 2㎞를 달리면 문무왕의 수중릉인 대왕암 앞바다에 닿는다.모래사장 저 멀리로 이견정(利見亭)과 대본리 마을이 바라다 보인다.해조곡(海潮曲)에 맞춰 춤추는 갈매기떼의 군무(群舞)는 경주여행에서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보너스다. [慶州=金世俊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