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열린 公採 확산돼야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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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삼성(三星)이 사원 공채에서 학력(學歷)제한을 철폐하고 능력급제와 연봉제(年俸制)를 실시키로 한 것은 우리 기업의 고용제도가 크게 변화할 것이라는 서곡(序曲)을 울린 것이다.한국사회의 이익집단과 기득권층이 설치한 진입(進入)장벽의 관문은 사회에 진출하려는 신참들에게 강제(强制)하는 학력제한에서 비롯된다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때문에 우선 입사시험에서부터라도 학력제한을 철폐하는 것은 바로 이 장벽의 기초부터 허무는 일이 된다.
능력과 학력(學力)은 있어도 대학을 못나왔거나,이른바 2류대학을 나왔다는 학력상의 이유로 채용시험조차 거부당하는 현실은 기막힌 일이다.언제까지 이런 폐쇄적인 제도로 새 인재의 발굴을외면하고 있을 것인가.학력제한 철폐로 기업의 전 문성이나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는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채용시의 엄정한 판단과 능력급제.연봉제등의 처우조건이 오히려 생산성 향상의 자극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연공서열(年功序列)이 가장 중시되는 우리 관료사회에서도 마침내 발탁인사나 능력별 대우를 해야 한다는 말이 대통령의 입으로부터 거론되고 있다.한국 사회는 전문직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좀 더 확대되는 열린 사회로 가야 한다.더 이 상 기득권층의 독과점이 용인되면 안된다.이것은 사회 전체의 역동성(力動性)을 살리는 의미에서도 중요하다.
특히 기업은 규모의 확대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대기업병(大企業病)에 걸리기 쉽다.영역 이기주의,조직.관리의 비대화,상투(常套)주의에의 집착등이 바로 그것이다.우리 기업들은 이런함정에 빠지지 않으려고 얼마전부터 대대적인 경영 혁신운동을 벌이고 있다.기업 차원의 이 운동이 지금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조직의 가동력을 높이는 리엔지니어링,조직의 틀을 재구축하는 리스트럭처링등은 이제 기업세계에선 낯선 단어가 아니다.앞으로 개인 컴퓨터나 멀티 미 디어 사용이 일상화되고 재택(在宅)근무가 확대되면 기업의 모습은 또 달라질 것이다.앞날을 준비하는 부지런한 변신 노력은 어느 때나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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