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재산 변동 공개] 부동산서 예금으로 '財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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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공직자윤리위가 27일 공개한 국회 공직자 재산변동에 따르면 신고의원 269명 중 재산이 불어난 의원은 145명(54%), 줄어든 경우는 113명(42%)인 것으로 집계됐다. 11명은 변동이 없었다고 신고했다.

지난해 재산신고 때 179명(66%)이 늘고 86명(32%)이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의원들의 재테크 실적은 다소 떨어진 셈이다. 당별로는 평균 ▶자민련 5661만원▶한나라당 2904만원▶열린우리당 1750만원씩 의원들의 재산이 늘었다. 반면 민주당은 8465만원이 줄었다. 이는 민주당 이정일 의원의 재산이 크게 줄어들었기(62억원)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지난해 신고 때엔 부동산 거래로 재산을 늘린 의원이 많았으나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아파트 거래 등이 뜸해졌기 때문인 듯하다. 대신 의원들의 예금 증가는 비교적 많아 부동산 대신 현금으로 재산을 보유하는 추세가 는 것으로 나타났다.

1억원 이상 증가한 의원은 42명이었다. 당별로는 ▶한나라당 24명▶열린우리당 6명▶민주당 6명▶자민련 3명▶무소속 및 군소정당 3명으로 한나라당 의원들의 재력이 월등했다. 1억원 이상 준 의원은 43명으로 ▶한나라당 26명▶민주당 5명▶열린우리당 9명▶자민련 1명▶무소속 2명이었다.

재산 증가 실적으론 국민통합21 정몽준 의원이 부동의 1위를 차지, 902억9847만원의 재산이 늘었다고 신고했다. 鄭의원은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주식이 올라 천문학적인 돈을 벌었다. 鄭의원 측은 그러나 "장부상 평가액이 올랐을 뿐 실현된 이익은 아니다"며 "2000년 말에는 주식평가손으로 1608억원을 날린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 다음으로 한나라당의 임진출.김진재.주진우 의원이 2~4위를 차지했다. 任의원은 예금 증가, 金의원은 부동산 가격 변동 등으로 재산이 늘었다.

9위에 오른 허태열(한나라당)의원은 "살던 아파트를 팔고 인근에 비슷한 평형의 아파트를 산 뒤 기준시가가 크게 올라 재산이 증가했을 뿐 달리 축재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재산 감소 의원 중에선 민주당 이정일 의원이 단연 앞섰다. 李의원은 자신이 대주주인 지방언론사에 부동산을 대거 증여했기 때문이라고 신고했다.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배우자 예금이 30만원 줄었다는 것 외엔 4년째 재산 변동이 없다고 신고, '불성실 신고'라는 눈총을 받았다.

또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와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각각 3억5945만원, 1053만원씩 재산이 준 것으로 신고했다. 특히 崔대표는 재산 감소 순위 10위를 기록했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부인 등 직계가족의 재산 증가에 힘입어 1억1610만원이 늘었다고 신고했다.

한나라당 민봉기 의원은 지난해 총재산이 마이너스 4700만원이었으나, 올해 850만원이 더 줄어 3년 연속 가장 가난한 의원을 기록했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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