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명미술품 컴퓨터로 본다-빌 게이츠제작 CDROM첫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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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세상에 거의 공개된 바 없는 진귀한 세계걸작 미술품들을 컴퓨터를 통해 만날 수 있게 된다.
근착 뉴욕타임스는 미국 필라델피아의 백만장자로 제1차 세계대전前부터 세계 유명화가들의 작품을 수집해온 앨버트 반즈박사의 개인소장품들을 억만장자인 소프트웨어 황제 빌 게이츠가 전자출판(CD롬)으로 선보이게 됐다고 전한다.
『예술에 대한 열정-르누아르.세잔.마티스,그리고 반즈』라는 제목이 달린 이 CD롬은 오는 3월 첫선을 보이게 되는데 가격은 약 45달러(약 3만6천원)선.제작사인 코비스 코퍼레이션은빌 게이츠의 또다른 소프트웨어 회사.게이츠의 여 타 마이크로 소프트회사와 달리 빌 게이츠 자신이 소유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지난 수년동안 이 회사는 1백만개에 달하는 이미지의 4분의1이상에 대한 전자적 재생산권을 따냈는데 이 가운데는 세계적인 걸작품도 상당수 들어있다.
첫선을 보이는 이 CD롬이 더욱 관심을 모으는 것은 반즈재단이 그간 소장품에 대한 공개를 극력 기피해 왔기 때문.「유럽근대회화의 보물창고」로 일컬어지는 반즈컬렉션은 1921년부터 일반에 공개되기는 했지만 관람시간.관람객수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며 지난 70여년간 단 한점도 외부에 대여된 적 없는 컬렉션으로 유명하다.작년 1월 일본 도쿄(東京)의 국립서양미술관 나들이가 처음이었으나 그나마도 전작품이 아닌 일부공개에 그쳤다.
이 디스크는 최근 윈도우 소프트웨어에 기저하고 있는 많은 CD롬과 마찬가지로 기억용량이 8메가바이트는 돼야한다.그러나 다른 것과 달리 사실상 하드 드라이브 스페이스는 없다.한편 매킨토시 버전은 5월에 출고될 예정이다.
이 디스크의 소개자료는 이 걸작을 만들어낸 것에 대한 간단한다큐멘터리가 곁들여져 있는데 수집품의 여자누드 이미지를 둘러싼토론,화랑을 둘러보는데 필요한 안내요령등이 담겨 있다.
회화들을 탐구하는 방법은 거의 끝이 없는데 그 가운데 상당수가 이전까지 전혀 재생된 적 없는 것들이다.『나는 사람들이 이그림에서 저 그림으로 무작정 배회하면서 아이들이 조각나무로 세공된 마룻바닥에서 미끌어지든 말든「■!정말 아름 답구나」하고 탄성을 질러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반즈박사는 한때 주장한 바 있다.그는 다른 기관들에 대여 혹은 복제를 일절 허용하지 않고 컬렉션을 유지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그의 사후 반즈재단은 결국 화랑의 문을 열었고 점차적으로 일부 작품의 순회전시도 허용하게 됐다.
반즈박사는 그의 컬렉션들을 독특한 방법으로 걸어두었는데 한 예술가의 경력이나 그 작품의 역사성보다는 그들의 공식관계를 강조해 마룻바닥에서 천장에 이르기까지 전 공간을 활용했다.
『예술에 대한 열정』에서도 이같은 방식을 활용,벽에서 벽으로이들을 집단화해 작품탐구를 하도록 하고 있다.
고갱.모네.피카소.루소.쉬락.고흐를 포함한 3백30점이상의 작품들이 어느것이든 마우스 클릭으로 슬쩍 찌르기만 하면 제3의캔버스위에 그려지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체그림의 확대는 물론 일부분에만 초점을 맞추는것도 가능해 이용자로 하여금 세밀하게 살펴 볼 수 있도록 하고있다.따라서 사람에 따라 다양한 새 수집품을 만들어 가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셈이다.이 재생품의 매력은 2백56가지의 색상이 4백80개의 점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6백40가지의 해답중 하나라는 점이다.
비밀의 화랑을 남몰래 거닐며 걸작들을 이런 저런 방식으로 직접 만져본다는 느낌-이것이 바로 전자화랑이 노리는 점이다.
洪垠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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