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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긴음식 싸가세요" 종량제이후 음식점서 급속 확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남은 음식 싸드려요.』 먹다남은 음식을 손님이 집에 가지고갈수 있도록 도시락에 싸주는 새풍속이 서울의 일부 대형음식점을중심으로 확산되고있다.
외국과는 달리 먹다남은 음식을 가지고 가는걸 왠지 부끄러운 일로 생각했던게 우리 음식문화지만 쓰레기종량제 실시이후 음식점들이 먼저「버리느니 손님에게 싸주자」고 나선 것이다.
서울송파구방이동 K일식집.
식당 곳곳에「남은 음식을 싸가지고 갑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고 남은 음식은 손님이 얘기안해도 종업원들이 도시락에 담아준다. 『처음에는 어색해 하던 남자 손님들도 이젠 스스럼 없이 남은걸 담아달라고 한다』는게 식당주인 조정현(43.여)씨의 말이다. 생선회.튀김등이 주류인 일식집보다는 어렵지만 송파구에서는한식집이나 갈비집등에서도 남은 음식을 담아준다.주부 윤영숙(41.서울송파구방이동)씨는『손님들이 모두 먹다남은 음식을 가져가니까 음식점측이 먹던 음식을 내놓는게 아니냐는 의심 도 하지 않게됐다』고 말했다.
한식집인 송파구방이동 한국관은 음식쓰레기가 대형봉투 7개에서5개로 줄어드는등 송파구 식당들은 이 운동이후 종량제 비용도 줄이게돼 희색이다.
송파구내에서만 현재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업소가 2천5백여곳.갈비집.일식집.보쌈집등 1백65개 업소가 요식업중앙회 송파구지회와 송파구청의 제안으로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한 이 운동이 쓰레기종량제가 실시된 올해부터는 송파구내 대부 분의 대형 식당으로 확산됐다.
송파구청은 먹다남은 음식을 담을수 있는 비닐봉지 10만개를 만들어 식당에 보급하고 안내문 3천장도 나눠줬다.송파구청 금영세(琴榮世)위생과장은『남기는걸 미덕처럼 여기던 우리의 음식문화도 이젠 실리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金寬鍾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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