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의 메카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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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해발 2천1백20m.하얀 눈이 뒤덮인 산정 한가운데엔 지붕도 없이 간단한 음료를 파는 스낵 바가 있고 주변엔 나무의자와 식탁이 놓여 있다.맥주를 마시며 따사로운 햇볕을 즐기는 스키어들의 모습이 평화로워 보였다.
조용한 인스브루크 시내를 벗어나 승용차로 30여분을 달려간 악사머 리춤.어린이부터 60대 노인까지 스키를 즐기러 온 사람들로 붐볐다.
스키 하우스(1천5백60m)에서 전차를 이용,숨가쁘게 정상에오르니 저멀리 하얀 눈을 머리에 쓴 2천~3천m급 고봉들이 햇볕에 반짝인다.발 아래론 경사 40~50도의 슬로프를 따라 질주하는 스키어들의 행렬이 꼬리를 문다.
국내 스키장처럼 스키 슬로프가 닦여 있는 것이 아니라 스키어들이 자신의 기량에 따라 눈덮인 경사면을 자유자재로 활주한다.
슬로프가 긴 것은 무려 12㎞ 정도로 악삼스 마을까지 연결되는 것을 보니 감탄과 함께 부러움이 앞선다.
눈덮인 산이면 어느 곳이나 산 정상까지 케이블카나 리프트를 가설해 놓을 정도로 오스트리아인에게 스키는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다.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이곳은 오후 4시만 되면 해가 지기에 케이블카.리프트도 4시까지만 운행한다.대개의 스키장들은 11월에 개장,이듬해 4월까지 영업하며 3천m급 고봉은 1년내내 문을 연다.
그런가 하면 인스브루크시 북쪽에 있는 노르드 케테는 케이블카를 두번이나 갈아타고 올라야 할 정도로 경사가 가파르다.
특히 케이블카를 타는 시간만도 10분이나 될 정도로 슬로프 길이가 만만치 않다.두번째 케이블카의 종점인 하페레카 정상에서경사 70도나 되는 바위산을 스키나 스노 보드를 이용해 질주하는 젊은 스키어들을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 다.특히 정상에서는 인스브루크의 시가지가 훤히 내려다보이며 야경은 동화 속의 한 장면처럼 무척 아름답다.
또 식당을 겸비한 모텔이 있어 여름이면 젊은 연인이나 관광객을 위해 매주 1회 오후 6~11시까지 케이블카를 운행한다.
티롤지방의 주도(主都)인 인스브루크는 오스트리아에서 「스키의메카」다.
특히 악사머 리춤은 64,76년 두번의 겨울올림픽이 개최됐을정도로 스키 리조트 시설이 잘 개발돼 있다.인스브루크 주변의 스키 리조트는 이밖에 그룬게처.파체르코펠.스투바이어 글레처.무테러 알름등 모두 6곳이 있다.
2천m급 이상이며 특히 스투바이어 글레처의 경우 해발 3천3백m에 위치해 있다.
스키장마다 스키 렌털과 케이블카 요금이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성인 일일권을 기준으로 케이블카 요금은 2백40실링(약 1만9천원)~4백10실링(약 3만3천원)이며 렌털요금은 2백50실링(2만원)부터다.
인스브루크=金世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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