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YS측근 물갈이 시작됐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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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나라당 소장파들의 인적 청산 요구가 다시 거세진 가운데 25일 중진 김기배(서울 구로갑.4선).박종웅(부산 사하을.3선)의원이 사실상 공천에서 탈락했다. 당 공천심사위는 이날 홍준표(서울 동대문을).김원길(강북갑).조정무(경기 남양주)의원과 곽영훈(서울 중랑갑).이범래(구로갑).최거훈(부산 사하을).유기준(서구)씨 등 7명을 단수 우세 후보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당 일각에선 중진을 겨냥한 '공천 물갈이'가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돈다.

특히 金.朴의원은 각각 이회창 전 총재와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측근이어서 당내에선 "두 세력을 '거세'하기 위한 작전"이라는 반발도 나온다. 실제로 朴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아무 하자 없는 본인을 탈락시킨 것은 YS 털어내기며 명백한 보복 공천"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남경필.원희룡.권영세 의원 등 소장파들은 이날 "낡은 정당, 축음기 정당, 유통 기한 지난 정당을 만드는 분들은 당에서 떠나야 한다"며 당내 인적 청산론을 재천명했다. 이들은 "당이 살려면 낡고 시대착오적 사고를 가진 세력을 교체해야 한다"며 "공천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실명까지 거론하며 구체적인 인적 청산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당내에선 이들이 김용갑.정형근.홍준표 의원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 중진들도 소장파들의 당 개혁 움직임에 힘을 실어줬다. 이상득 총장.이강두 의장과 강재섭.김덕룡.김무성 의원 등 중진 12명은 이날 저녁 모임을 갖고 조만간 '제2 창당 준비위'를 구성한 뒤 다음달 15일까지 제2 창당 작업을 끝낸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이들은 당내외에서 한명씩 두명을 골라 준비위 공동위원장에 임명하는 방안을 제안키로 했다.

남정호.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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