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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자진단>美의 亞太전략 수정 배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新아태전략(EASR)」초안에 나타난 미국의 전략목표는 이 지역에서의 계속적인 군사적 주도권 행사로 요약된다.
일본을 전진기지로 삼고 한국과의 안보동맹으로 전쟁위협이 가장높은 북한을 억제함으로써 지역안정을 도모하여 궁극적으론 미국의이익을 보호하겠다는게 이 지역에서 추구하는 전략 목표다.
새전략의 핵심은 당초의 감축계획을 중단키로 수정한 것.이에따라 주한미군을 포함한 아시아주둔 10만명규모의 미군이 현상태로계속 유지되게 됐다.
미국이 국방비를 축소하고 전체 병력수를 줄이면서도 유독 아태지역의 군사력수준을 그대로 유지키로 한 것은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이익과 관심이 지대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냉전종식후 본격적인 군비감축에 들어가 90,92년 두차례에 걸쳐「동아시아 전략구상(EASI)」이란 보고서를 작성,이 지역에 주둔한 미군 철수를 추진하던중 이번에 전략을 바꾸게된 것이다.
이같은 전략수정 배경은 아태지역에 대한 미국의 이해가 점점 깊어진다는데 있다.
이 지역과의 미국 교역량은 3천7백억달러로 美국민 2천8백만명을 고용하는 효과가 있다.초안에도 「美국익의 사활이 달려있다」고 명기했다.
한편 아태지역의 군비경쟁은 날로 더해지고 있으며,중국과 북한등 공산국가들이 체제조정을 거치고 있어 어느 때보다 불안정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따라서 미군감축시 힘의 공백을 초래,역내 안정성 유지에 중대한 우려가 예상된다는 것이 초안의 내용.
초안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 위협이 상존하고 있다」는 평가다.北-美 제네바합의로 북한의 핵위협이 일단 무마됐지만 대북(對北)억제력은 여전히 긴요하다는게 초안의 판단이다.
주한미군을 포함한 아시아 주둔 미군의 구체적 목표중 하나가 북한임을 강조하는 한편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을 견제하고 북한의핵합의 이행을 적극 유도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아시아 주둔미군은▲중국의 군사활동에 대한 투명성 향상도모▲역내 패권국가 등장 제지로 아태지역 안정에 기여▲역내 영향력 강화등 다목적 전략용이다.
긴밀한 韓-美-日 전략축을 중심으로 하는 「新아태전략」에서 미국은 각국에 대해 기능적 군사역할을 요구하고 있다.미국은▲주한(駐韓)美지상.전술공군▲주일(駐日)美해병.해군.공군▲괌의 전략폭격기▲미국 본토 기동전력▲항모함대로 아태지역에 서 전략적 균형을 유지한다.
여기서 유념할 것은 한국은 대북용으로 지상전력,일본은 전진기지로서 해.공군,싱가포르는 정비지원을 담당한다는 개념이다.
미국의 이같은 전략구상으로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는 태세는 강화돼 한반도는 안정될 것으로 보이며,이 구도는 북한의 경제개방을 통해 남북교류가 원활해질 때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미국은 안보 수혜를 강조하며 그에따른 대가를 점차 비싸게 요구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비용분담 증액과 평화유지군 파병등 보다 비중있는 책임을 요구할 태세다.
주한미군 유지비용을 현재 부담하고 있는 3분의1 수준보다 올려줄 것과 세계평화유지 활동에 더 많은 지원을 한국측에「기대」한다고 명기했다.
초안중 가장 유념할 부분은 한국군이 주한미군이 맡았던 「주도적 역할」을 맡고 지상전력 위주로 군사력을 정비해야한다고 성격을 규정한 대목.
이는 정보수집및 전략 해.공군은 미국과 일본이 맡기 때문에 한국은 지상전력을 지금보다 강화하고,해.공군을 연안방어와 전술공군 수준으로만 발전시키라는 요구다.
이대로 따를 경우 한국군의 지상군 위주 기능전력화는 현재도 비대한 지상군만 더욱 비대하게 만들어 해.공군과 정보능력이 극히 왜소한 절름발이 軍으로 전락될 것이 우려된다.
결국 주한미군의 장기주둔으로 한반도 안정은 지속될 수 있으나정보와 해.공군을 우방에 의존함으로써 미국과 일본에 대한 안보종속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와함께 일본 군사대국화 추세는 한국 안보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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