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春九대표 새체제 民自-黨職개편 방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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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춘구(李春九.제천시)신임 민자당대표는「절충형 카드」다.정원식(鄭元植)前총리와 김윤환(金潤煥.군위-선산)정무1장관에 내재한 문제점을 피한 인선이다.
鄭 前총리의 약점은 물론 원외(院外)인사라는 점이다.당일각에서,특히 민정계는 이 점을 치명적인 결함으로 여겼다.때문에 당총재인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鄭 前총리를 대표로 영입할 경우그의 리더십 발휘에 상당한 문제가 생길 것으로 판단한 것같다.
민정계 핵심인 金장관의 탈락은 바로「차세대 문제」때문이다.
그를 대표로 앉히면 세대교체 인상을 강력히 풍길수 있지만 권력의 조기 누수를 감수해야 하는 부담도 져야 한다.이런 점들 때문에 육사출신인 李국회부의장이 등장했다.金대통령이 문민(文民)시대에는 어울리지 않지 않느냐는 비판을 무릅쓰고 그를 선택한것은 그가 후계자 문제등과 관련해 하등의 부담을 주지 않을 인물인데다 업무추진력등 당의 관리능력은 뛰어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사실 그는 92년 사무총장으로 일하던 당시 당대표였던 金대통령에게 강력한 인상을 주었다.金대통령은 지난해 가을 李부의장에게『집권여당의 역대 사무총장 가운데 당신이 가장 뛰어났다』고 말한 적이 있다.
게다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생각하면 李부의장이야말로 당대표로 적격이라는 「확신」이 섰을 법 하다.여기에다 JP(金鍾泌 前대표)이탈에 따른 공백과 동요를 충청출신에다 보수우익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 李대표 카드로 충분히 메우고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또 어찌됐든 세대교체도 한 셈이라는 평가를 들을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아무튼 4선대표 시대가 열림에 따라 민자당의 당직개편 구도는완전히 달라졌다.이제「이춘구 체제」와 잘 조화될 수 있는 인물群이 고위당직자 대열에 대거 등장하게 됐다.4선이지만 정치적 비중이 떨어지는 의원과 3선.재선에서 실무능력이 있는 의원들이호기(好機)를 맞은 것이다.당직 전반에 걸쳐 자연스런 세대교체가 이뤄지게 됐다는 얘기다.
반면 李대표와 같은 4선이면서 비슷한 무게를 갖고 있는 김윤환장관과 이한동(李漢東.연천-포천)원내총무는 졸지에 원로급으로분류되게 됐다.이들은 鄭 前총리가 대표가 됐을 경우 사무총장.
원내총무등 당무 일선에서 계속 일할 것으로 예상 됐던 인물이다. 한편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지휘.지도할 사무총장은 민주계로돌아갈 것이라는 관측이 끝까지 유력했다.
李대표의 리더십을 뒷받침하면서도 개성이 강한 그의 독주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정수(金正秀.4선.부산 부산진을).김봉조(金奉祚.3선.장승포-거제).서청원(徐淸源.3선.서울 동작갑).김덕룡(金德龍.재선.서울 서초을)의원과 문정수(文正秀.3선.부산북갑)사무총장이 막판까지 경합했다.
반면 민정계에서는 신상식(申相式.4선.밀양).김진재(金鎭載.
3선.부산금정).박희태(朴熺太.재선.남해-하동)의원등에게 기대했다. 9일 金대통령의 복수후보 추천에 따라 경선으로 선출될 총무로는 박정수(朴定洙.4선.김천-금릉).김종호(金宗鎬.4선.
괴산).신상식.양정규(梁正圭.4선.북제주).김진재.현경대(玄敬大.3선.제주시).김기배(金杞培.서울 구로갑).서청원. 김봉조의원등이 후보감으로 거론되고 있으나,다른 고위당직 인사에 따라추천대상이 달라질 것이다.
정책위의장에는 민정계 이승윤(李承潤.4선.인천북을).신상식의원이 유력시 됐다.
〈李相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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