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Family건강] 하이힐로 생기는 발 기형 ‘무지외반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시술 전(左), 시술 후(右)

아름다움을 위한 통과의례일까. 과거 중국의 전족, 한국의 버선이 있다면 현대에는 하이힐이 있다. 여성의 발을 구속하는 이들 ‘족쇄’는 발을 기형으로 만드는 주범들. 엄지 발가락이 새끼 발가락 쪽으로 휘는 무지외반증이 대표적인 질환이다.
 
무지외반증은 삶의 질과 직결된다. 엄지 부위 관절이 튀어나와 운동은커녕 신발을 신을 때마다 고통이 따른다.

을지대병원 족부클리닉 이경태(정형외과) 교수는 “나이가 들면서 각도가 점점 커져 40∼50대면 기형화된다”며 “따라서 수술도 이들 세대에 가장 많다”고 말했다. 다행히 치료법이 많이 개선돼 간단한 수술로 환자의 고통을 덜 수 있게 됐다. 수술의 원리는 튀어나온 뼈를 잘라내고 휘어진 뼈를 돌려놓는 것. 이른바 절골술이다.

이 교수는 “종래 뼈를 제거하는 수술만 했을 때는 휘어진 각도를 그대로 두기 때문에 재발률이 15∼20%로 높지만 절골술은 0.5% 내외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절골술 방법은 100여 가지나 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렇게 시술법이 다양한 이유는 환자 상태에 따라 방법을 달리해야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박의현 소장은 “절골술은 발등과 가까운 쪽인 근위부와 발가락 쪽인 원위부 수술로 크게 나뉜다”며 “어느 쪽을 교정하느냐에 따라 수술 후 각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발가락이 휜 정도에 따라 수술 부위를 달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7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절골술을 시행했다. 그 결과 근위부 교정각은 7.5도, 원위부는 4.5도로 근위부 절골술 교정각도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은 발목 아래만을 마취한 뒤 30∼50분이면 끝난다. 박 소장은 “튀어나온 부위를 절제하고, 굽은 관절을 절골해 1자로 돌려놓는다”며 “특수 신발을 신으면 다음날이라도 걸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 신발을 신고 뛰려면 두 달, 하이힐을 신으려면 3개월이 경과해야 한다.

이 교수는 “무지외반증을 방치하면 운동부족은 물론 다른 관절에 나쁜 영향을 미쳐 2차 질환을 유발하므로 족부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을 권했다.

고종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