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60년대생 급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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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국 정·관계에 1960년대생들이 떠오르고 있다. 극좌파가 활개를 쳤던 문화대혁명(문혁·66~76년)이 끝나고 우파의 개혁·개방이 시작된 이후 대학에 들어가 사회생활을 본격 시작한 이들이다. 이른바 중국의 ‘개혁·개방 1세대’다.

 신화 통신은 13일 60년대 출생 엘리트 집단이 정부에서 중책을 본격적으로 맡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3월에 개최될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에서 대대적인 인사가 단행돼 60년대생 인재들이 전국 31개 성·시·자치구와 중앙정부의 부성장·차관급 등 요직에 속속 기용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통신은 “젊고 패기가 넘치는 우수한 인재를 정부 조직에 수혈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그동안 계속 추진해 온 간부 연령 낮추기 작업의 일환이다.

 60년대생 엘리트 그룹의 선두 주자들은 이미 중앙 부처 장관급 자리에 포진한 상태다. 대표적 인물이 동갑내기인 쑨정차이(孫政才·45) 농업부장, 후춘화(胡春華·45) 공산주의청년단 중앙 서기처 제1서기다. 베이징(北京) 농림과학원을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딴 쑨 부장은 2006년 말 60년대생으로는 처음 장관에 발탁됐다. 베이징대 중문과를 졸업한 후춘화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권력 기반인 공청단에서 성장해 왔다.

 공청단 출신인 저우창(周强·48)은 지난해 2월 후난(湖南)성 성장에 발탁되면서 초고속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국방과학공업위원회 주임으로 발탁된 장칭웨이(張慶偉·47)는 ‘미래의 총리’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인 우주선 프로젝트를 추진한 항공우주과기집단(그룹)의 총경리를 지냈다. 누얼 바이커리(努爾 白克力·47)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대리 주석은 소수 민족 중에서는 드물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루하오(陸昊·41) 베이징 부시장, 탕덩제(唐登傑·44) 상하이(上海) 부시장도 장래가 촉망되는 인물이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이들이 중국 관료사회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정계의 세대교체 흐름을 감안하면 이들은 시진핑(習近平)과 리커창(李克强)이 이끌고 있는 5세대 지도부에 이어 6세대 지도부를 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극단적 좌파 사상에 덜 물든 데다 넉넉하고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성장한 이들은 중국 정·관계에 상당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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