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체포 임박 ?…파키스탄군 알카에다 소탕 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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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9.11 테러의 배후로 꼽히는 오사마 빈 라덴 체포를 위한 작전이 강도 높게 전개되고 있다.

파키스탄 군은 24일 북서부 아프가니스탄과의 접경지역인 와지르족 자치지역에서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카에다 조직원과 탈레반 잔당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개시했다.

빈 라덴의 은신처로 추정되는 와나 인근 자르카이 마을에서 시작된 이날 작전에는 12대 이상의 무장헬기가 동원됐으며, 공수부대 병력도 투입됐다. 주민들은 "동이 트자마자 총성이 났고 25~30차례 폭발음도 들렸다"고 전했다.

이번 작전은 협공 방식으로 진행된다. 파키스탄 군이 와지르족 거주지역에서 알카에다 및 탈레반 잔당을 서쪽으로 밀어붙여 국경 너머 아프가니스탄에서 포위망을 구축하고 있는 미군 쪽으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파키스탄 군은 공격 개시와 함께 성명을 내고 "와지리스탄에 은신 중인 무장 게릴라들이 20일로 설정된 투항시한을 무시한 데다 이들의 소재에 대한 정보가 입수돼 작전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전과 관련, 조지 테닛 미 중앙정보국(CIA)국장도 2주 전 파키스탄을 방문해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 등을 만나 알카에다 지도부 검거 방안을 논의했다고 파키스탄 외무부 관계자가 23일 확인했다. 빈 라덴 추적에 소극적이었던 파키스탄이 적극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것은 최근 국제 암시장을 둘러싼 핵 기술 유출 파문으로 입지가 약해져 미국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한편 이 작전이 11월 미국 대선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빈 라덴이 체포되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에 가장 극적인 호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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