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美디즈니社 CD롬타이틀 프로그램에 결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지난 크리스마스날 미국에서는 월트디즈니社가 판매한 CD-ROM 타이틀 『라이언 킹』을 선물로 받은 어린이들이 실망감에 눈물을 쏟는 일이 벌어졌다.세살배기 어린이 케일린 플레허티도 그중의 하나.다른 수천명의 어린이들과 마찬가지로 디 즈니의 『라이언 킹』CD-ROM을 크리스마스나무 아래에서 찾아낸 이 아이는 정작 이 CD가 가정용컴퓨터에서 작동되지 않자 울음을 터뜨리고 만 것이다.
컴퓨터에 능숙한 소프트웨어전문가인 케일린의 아버지 플레허티는CD가 작동되도록 해 달라는 거듭된 요청에도 디즈니가 거만하게응답하지 않는 것에 기분이 몹시 상했다.이 사건은 디즈니의 명성이 그 이후 크게 손상받게 되는 발단이 됐다 .
디즈니는 고객들의 항의에 대해 뒤늦게 변명을 늘어놓았다.고객들이 초보사용자들이라 작동이 서투르며 상자의 밑바닥에 붙어 있는 사용설명서를 읽지 않았고 게다가 사용자들의 CD장비가 적합하기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디즈니는 지난해 대대적인 성공을 거둔 만화영화 『라이온 킹』의 CD 30만개를 공급,3백만달러의 막대한 광고비를 들여 대규모 유통업체인 월마트와 K마트를 통해 지금까지 20만개 이상을 판매하는 데 성공했지만 판매된 CD의 프로그램 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고객들에게 추가로 기술적인 서비스를 지원해야 만 했다.어린이 오락 및 영화업계의 선두주자인 디즈니가 어떻게 이런 실수를 할 수 있었을까.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주요 프로그램의 제작을 외부에 맡긴 채소프트웨어의 충분한 기술적 보증이 서지 않은 상태에서 명성만을앞세워 판매에만 급급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공감을 얻고 있다.
할리우드의 다른 주요 프로그램공급자와 마찬가지로 오락용 하이테크 소프트웨어 기술을 실리콘밸리의 유명 소프트웨어회사에 의존하는 디즈니는 88년 이래 소프트웨어 사업에 관심을 기울였으며마침내 지난 크리스마스 시즌에 CD-ROM시장에 진출할 것을 결정했다.
엄청난 양의 디지털정보를 실을 수 있어 천연색의 동작화면과 컴퓨터 사운드를 담기에 충분한 은빛색의 콤팩트 디스크에 많은 희망을 걸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CD-ROM 시장의 전망은 밝다.미국의 7백80만가정용컴퓨터 보유자는 이미 CD-ROM 장비를 갖출 것을 고려하고 있다.이 숫자는 산업컨설턴트 데이터퀘스트社에 따르면 1년전에 비해 3배나 되는 것이다.그러나 알려진 것 과는 달리 실제로 이 장비중 다수가 쓸모가 없다.왜냐하면 가정용 CD-ROM 장비와 잘 조화되는 완벽한 소프트웨어 개발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