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조교사 프로의식 아쉽다-경마부정 또 발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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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현역 기수 3명,조교사등 5명이 경마부정 혐의로 구속돼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관계기사 22일字 23面〉 금품을 받는 대가로 경마정보를 흘려준 이번 사건은 수법상으로는 이전의 부정 유형과 대동소이하지만 경력 5~8년의 중견기수가 3명이나 연루된데다 1인당 금품수수액이 수천만원대에 이르러 문제의 심각성을 크게 하고 있다.이상근(李相根. 27)기수의 경우 갤로퍼 승용차를,이광석(李光錫.31)기수는 포텐샤 승용차를 받은뒤 또 다시 3천만원의 빚을 갚기 위해 정보를 넘겨주는등 규모가 그 전에 비해 월등히커진 것이다.
특히 검찰이 기수.조교사등 20여명을 상대로 경마부정과 마사회 내부비리 쪽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어 관련자와 금액은 더욱늘어날 전망이다.
경마부정이 이처럼 근절되지 않는데는 우선 기수.조교사들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개인마주제 전환이후 마주와 위탁관리 계약을 하고 있는 이들은 연예인과 마찬가지로 자유직업인이지만 프로의식이 결여돼 각종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이름이 오르내린다.사회생활 경험이 거의 없고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유혹에 약한 면을 갖고 있지만 자신의 신분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채 「부정」에 끌려다니다 신세를 망치게 되는 것이다.
기수.조교사들 외에 불량 고객에게도 책임이 있음은 물론이다.
일확천금을 노리며 폭력배와 선을 대고 있는 이들은 경마를 건전한 레저스포츠가 아닌 도박으로 인식,물을 흐려놓고 있다.
이들은 정보를 얻기만 하면 단번에 거액을 손에 쥘수 있다고 믿으면서 기수.조교사들에게 온갖 수단을 동원해 접근한 다음 마권에 거금을 투자(?)하지만 돈을 따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경마가 기수 한사람의 능력보다는 말의 컨디션,다른 기수와 말의 작전등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기수 한사람이 갖고 있는 정보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또 정보라는 것은 항상 맞아 떨어질 수 없고 이 의외성 때문에 가끔씩 고액배당이 터져 팬들을더욱 환호하게 하는 것이다.경마장에 떠도는 정보가 돈을 주고 살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것이다.
마사회와 조기협회의 자체 감시기능이 약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이상근기수의 경우 지난해 4월 의도적으로 2위에 머무른것이 적발돼 기승(騎乘)정지 10일을 당했고,최태환(崔泰煥.37)조교사도 지난해 11월 검찰조사를 받고 나오 는등 부정의 조짐을 보였지만 적절히 대책을 세우지 못해 사건을 자초하고 말았다. 마사회는 「부정경마 척결 원년」을 부르짖은 올해 채 한달을 넘기지 못한 시점에서 이 사건이 터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부정경마 신고제도의 활성화▲조교사.기수들의 엄격한 면허 심사▲교육강화등의 대책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과 감한 개혁이 없는 상태에서 어느정도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다.
金相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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