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1m80㎝~1m90㎝ 훤칠한 키의 사병들이 천안문 앞에서 게양대(사진)까지 166m를 정확히 248 걸음으로 내딛는다. 32명은 동서로 나눠 서고, 기수 한 명과 게양수 세 명이 게양대에 오른다. 일출 시간인 7시36분, 게양수는 힘껏 팔을 휘둘러 오성홍기(五星紅旗)를 공중으로 날린다. 의용군 행진곡이 연주되는 2분7초간 오성홍기는 서서히 천안문 상공으로 치솟는다. 중국 시민들은 태양과 함께 떠오르는 조국의 상징을 보며 가슴 뿌듯함을 느낀다.
1949년부터 76년까지 천안문 광장의 국기는 베이징 전력공급국의 노동자 두 명이 게양했다. 관중은 없었다. 76년부터 인민해방군이 인수했고 매일 게양식이 거행됐다. 그러나 국가 연주는 없었고 게양 시간도 불규칙했다. 82년부터는 무장경찰이 게양식을 맡았다. ‘조국과 일월(日月)은 함께 빛난다’는 관념에 따라 일출에 맞춰 국기를 올렸다.
90년 실시된 ‘국기법’을 기초로 91년 5월 1일 노동절부터 현재와 같은 게양식이 완성됐다.
천안문 광장에 게양되는 국기는 열흘을 넘기지 않고 교환한다. 건국 이래 4000여 장의 국기가 사용된 셈이다. 49년 개국대전에 사용된 국기는 국가 1급 문물로 중국혁명박물관에 보관 중이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