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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239 - 아니오, 아니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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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물음에 '예''아니오'로 답하시오"와 "물음에 '예''아니요'로 답하시오" 중 어느 것이 맞을까? 알쏭달쏭한 분이 많을 것이다. 답부터 말하자면 '아니요'가 옳다.

글에서 '아니오'와 '아니요'를 구분해 써야 할 상황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대답하는 말인 '예'와 짝을 이루는 경우인데, 이때는 '아니요'가 맞다. 친구가 "숙제 다 했니?"라고 묻는다면 "응" 또는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같은 질문을 윗사람이 했다면 대답은 "예"또는 "아니요"로 바뀐다. 이때의 '아니요'는 감탄사 '아니'에 존대를 나타내는 보조사 '요'가 붙은 것이다. 감탄사에 종결어미 '-오'가 붙을 수는 없으므로 이 경우 '아니오'로 쓸 수 없다.

둘째는 문장 속에서 연결하는 역할을 할 때다. "어렸을 때부터 옆집에서 살아온 우리는 친구가 아니요, 형제랍니다."이처럼 글을 이어주는 상황에는 '아니요'를 써야 한다. 여기서의 '아니요'는 형용사 '아니다'의 어간 '아니-'에 연결어미 '-요'가 붙은 것이다. 이때는 문장을 끝내는 것이 아니므로 종결어미 '-오'를 써서 '아니오'로 하면 안 된다.

셋째는 설명하거나 물으면서 문장을 끝맺는 경우다. 예를 들면 "판다는 곰이 아니오" "이미 늦은 것 아니오?"같은 것들이다. 이때의 '아니오'는 형용사 '아니다'의 어간 '아니-'에 종결어미 '-오'가 붙은 것이다.

정리하면 '응/아니'의 존대어나 연결에는 '아니요'를 쓰고, 문장을 끝맺을 때는 '아니오'를 쓰면 된다.

김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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