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사랑의 스튜디오"-남녀만남은 최고의 게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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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청춘 남녀의 만남만큼 흥미있는 것이 있을까.지난 가을 구태의연한 짝짓기프로라는 우려 속에 첫방송을 시작한 MBC-TV 『사랑의 스튜디오』가 일요일 아침 평균 2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장기자랑과 자기소개,커플로 맺어지면 축하와 선물을 받는 고전적인 포맷이지만 남녀 출연자가 선택한 상대방이 시청자들에게 적나라하게 공개된다는 것이 특징이다.출연자 사이의 선택이 매주 예외없이 얽히고 설키는 데다 선택한 상대가 수시로 바뀌어 시청자의 흥미를 더한다.
지난 17일 오후 14회분 녹화가 있는 스튜디오를 찾았다.녹화 5분전.각각 다른 장소에서 대기중인 남녀 출연자들에게 연출자 최영근PD는 다시 한 번 확인을 해둔다.『출연자 중에 짝을찾으러 나온 거 아니죠?여러분은 탤런트가 아니니 까 너무 잘하려고 할 필요도 없어요.』방학중이라 학생들에게 방송출연 사실을비상연락망으로 알렸다는 국민학교선생님,서울나들이가 오랜만이라는경기도 공중보건의,각각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장래와 주식투자의 모든 것을 맡겨달라는 젊은이 등이 이 날의 출연자다.
최PD는 『사랑의…』가 진부함을 벗어난 비결을 『출연하는 미혼남녀의 세태와 가치관이 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신세대 출연자들은 풍선껌 크게 불기,춤추기,중국어로 잠꼬대하기 따위의특기를 당당하게 선보인다.
두 쌍의 커플이 탄생,한 시간 반만에 녹화는 끝났지만 최PD는 『녹화후 출연자들이 필수로 참석하는 뒤풀이가 우리 프로의 진짜 재미』라고 소개하고 『뒤풀이에서 맺어져 곧 결혼하는 커플이 탄생할 것』이라고 귀띔한다.『여자분들 울까봐 처음엔 골고루선택하기로 했어요.』『근데 1차때 전 아무 선택도 못 받았다던데요?』『사실 제가 단추를 잘못 눌렀습니다.』 녹화당시의 비화가 쏟아지고 출연자들은 맥주집.노래방.단란주점.나이트클럽 등으로 자리를 옮겨 오랜만에 직장인의 스트레스 를 털어버린다.
글:李后男기자 사진:金允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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