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Q&A - 키 크는 시기가 짧다고 하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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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이 또래에 비해 작은 편이어서 걱정이다. 남자는 고등학교 때까지 큰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을 위로 삼지만, 마음이 편치않다. 요즘엔 아이들의 키 크는 시기가 짧다고 하는데 사실인지 궁금하다.

A 뼈의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손 써야
 
생활환경이 변하면서 아이들의 성장속도가 빨라졌다. 성장이 빨리 시작되고 또 빨리 멈춘다. 거기다가 요즘 아이들은 너무 바쁘다. 학교가 끝나면 학원을 한두 군데는 다녀야 하고 운동을 할 시간도, 충분한 잠을 잘 시간도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키가 클 시간도 부족하다. 키가 크기 위해서는 적당한 운동과 휴식이 필요한데 현실은 어떤 면에서는 아이들에게 너무 가혹하다.
이런 점에서 방학은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고, 운동과 휴식을 취할 수 있어 키를 키울 수 있는 최적기라고 할 수 있다. 임상학적으로도 대개 아이들은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 동안 그 해 크는 키의 대부분이 큰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느 시절의 방학이냐는 것이다. 아이들의 키가 크는 것을 보면 늦게까지 크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많다. 조금 있다 크겠지 중학생이 되면, 고등학생이 되면, 나도 늦게서야 컸으니까 하면서 안일하게 기다리다가 뼈의 성장판이 닫혀 성장이 일찍 정지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요즘 청소년들은 사춘기가 빨라지면서 2차 성징도 빨리 나타난다. 성장호르몬과 길항작용(두 개의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서로 그 효과를 줄이는 작용)을 하는 성(性)호르몬이 성장호르몬보다 왕성하게 분비되는 것이다.
그 결과 성호르몬이 연골부위에 있는 성장판에 융합을 일으켜 성장판을 일찍 닫히게 한다. 키가 크려면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손을 써야 한다. 키에 있어서 유전적인 영향은 절대적이지 않다. 성장과정에서의 질환이나 생활환경, 식생활도 키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만 2세 이후에 성장이 더디거나 또래 아이들보다 작을 때에는 한방 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성장부진의 원인과 아이의 체질을 정확한 검진을 통하여 진단하고 체질에 맞는 약물 요법과 침구요법, 추나 등을 통해 전신의 기능을 향상시켜 자연스럽게 키가 클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동안 차일피일 미루면서도 고민했던 아이의 키, 이번 방학에는 성장판 검사를 통해 아이의 뼈성장도 체크하고 우리아이의 키도 키워보자.
특히 무엇보다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상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아이의 키가 평균보다 작다고 생각 들면 10세 이전에 반드시 성장판 검사를 받아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염 종 훈 원장
염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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