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활황속 低인플레 금리탓 아니다-FRB 금리정책에 反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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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미국 경기가 계속 활력을 띠는데도 지난해 물가가 2.7%(소비자 가격지수기준)상승에 그쳐 30년만의 최저인플레를 기록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여섯차례나 금리를 올린 美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는 자신들의「공(功)」이라고 주장할 만하다.
그러나 금리인상 때문만은 아니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이달말로 알려진 FRB의 추가 금리 인상의 당위성을 두고 다시 논란이 일 전망이다.반론의 요체는 低물가는 베이비붐 세대들의 높은 저축률,할인점 증가등 유통체계 변화,기 업의 생산능력 확장과 감량 경영등 전체 경제가 근본적으로 변화한데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 그것이다.또 FRB가 신주 모시듯하는 물가상승률 자체가 산업의 기술혁신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을 반영하지 못해 실제보다 과대평가됐다는 비판까지 나 오는 마당이다.앞으로 FRB는 지금까지보다 더 금리조치에 고심을 해야할 것 같다.
美경영자문회사인 매킨지社의 마이클 머른은 최근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低인플레 이유를 여섯가지로 분석하고 『FRB가 어떤 금리조치를 취하든 물가가 크게 오를 것 같지는 않다』고 금리 인상 조치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가 저물가의 배경으로 열거한 것은 첫째 베이비붐 세대의 저축 증가.85년이후 3천3백만명의 베이비붐 세대들은 40대로 접어든데 이어 오는 2000년이전에 또 다른 2천5백만명의 베이비붐 세대들도 40세를 넘어선다.자녀 교육비와 퇴직후 노후 준비로 그들은 80년대부터 지출을 줄여온 점에서 인플레 억제에기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둘째,최근 수년간 유명 브랜드의 대체품인 무명(無名)브랜드의私제품이 많이 등장,가격 경쟁을 벌여 가격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셋째,월마트와 같은 백화점에서 프라이스.코스트코등과 같은 창고 클럽에 이르기까지 전국유통망을 갖춘 할인점이 증가했다.이들 대규모 할인 판매기업들의 판매비중은 5년전 37%에서 45%까지 늘었다.이들은 공급자들이 가격을 올리려 들면 강하게 저항한다. 넷째,지난 10년간 미국 기업들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인 결과 기업의 생산능력은 확장돼 철강산업의 경우 91년 이후 생산능력이 8%나 증가했다.
다섯째,기업들은 자신들이 납품받는 제품의 원가를 훤히 알수 있게 되면서 납품 원가를 낮추는 방법을 강구하게 되는등 구매에서 보다 빡빡한 태도를 갖게 되었다.마지막으로 감량 경영으로 기업들은 가격인하 전쟁에 기꺼이 나서게 됐다.더욱 이 전쟁이 끝난 후에도 가격이 종전수준으로 돌아가는 일은 별로 없다고 머른은 지적했다.
한편 미국 경제주간誌인 비즈니스 위크는 「경제성장=인플레」란경제원론상의 등식은 구닥다리 이론이며 기업의 기술혁신과 해외공급자등으로 고성장에도 저물가가 가능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이 잡지는 지난해에는 미국의 물가 통계에는 소프트웨 어 부문과 품질 향상등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물가 통계가 과대평가되어있으며 이를 근거로 인플레 억제를 위해 금리인상을 하는것은 잘못이란 것이다.
李商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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