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첨단비즈니스>MS社의 위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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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요즘 미국 컴퓨터 업계에는「문제아」가 속출하고 있다.인텔이 펜티엄 칩 결함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용시스템「윈도우」에 포함돼 있는 계산기 부분에도 결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새버전「윈도우 95(시카고)」 의 공급 일정이 오는 8월이후로 연기됐다고 발표했다.
그런가하면 컴팩컴퓨터의 고성능 노트북 컴퓨터에서도 메모리회로와 전력공급장치에서 결함이 발견됐다.펜티엄 칩에서 발견된 결함은 기술적으로는「하찮은」것이라고도 하지만 여론의 집중 포화를 받은 인텔은 결국 항복하고 말았다.
이런 충격때문인지 컴팩은 자사노트북PC의 결함이 알려지면서「초동진화」에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태도는 달랐다. 이미 6천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윈도우의 결함에 대해 결점을 고친 계산기 부분 코드를 1월부터 온라인서비스를 통해 제공한다고 발표,간단히 처리했다.
벌써 수차례 지연되고 있는「윈도우 95」에 대해서도 남은 문제들은 대수로운 것이 아니라고 받아 넘겼다.
문제의 심각성을 따지자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결함이나 공급일정 지연에 내포된 문제가 펜티엄 칩이나 컴팩PC에 발생한 결함보다 휠씬 더「중증(重症)」일 것이다.PC관련 업체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눈밖에 나는 것이 두렵다고 실토한다.일 부 용감한 기업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불공정 거래」행위를 정부에 제소해 봤지만 이 또한 소용없었다.미국 정부는 첨단 산업의「우등생」인 마이크로소프트에 벌을 줘「열등생」들이 기를 펴게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될 게 없다는 판단에 따라 실질 적 제재는 가하지 못하고 있다.인터네트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美 법무부를 매입했다는 자조적(自嘲的)조크까지 등장했다.정보서비스.금융거래 서비스.대화형 TV등 마이크로소프트의 입김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올해부터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염 가형 PC마저 팔기 시작할 것이라는 소문이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는 우리 정부가 이미 92년 확정해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제출한 한글코드 표준안에 대해 자사의 이익때문에 얼마전 이의를 제기했다니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金 雄 培 〈美 『실리콘밸리뉴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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