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각 반격한 MB 측 “물갈이란 말에 피해의식 있는 모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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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2일 ‘작심발언’ 소식에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진영도 발끈했다.

이 당선인의 한 핵심 측근 의원은 “‘물갈이’라는 말만 들어도 반발하는 것을 보니 박 전 대표 측 의원들은 피해의식이 있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측근도 “새 정부를 멋지게 출범시킨 뒤 그 인기를 등에 업고 안정적으로 총선을 치르자는 데 왜 자꾸 반대하는지 모르겠다”며 “박 전 대표와 측근들이 모든 것을 너무 계파적·정략적으로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당선인 측인 이방호 사무총장도 “공천 시기를 늦추자는 것은 당 승리를 위한 전략적인 판단”이라며 “박 전 대표가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비판을 받은 당 최고위원회를 이끄는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도 “양측이 서로 의심하고 있어 내가 중심을 잡겠다고 밝힌 것”이라며 “1월 중순께 총선기획단을 꾸려 일정대로 해 나갈 생각이고, 오늘 회의에서 그 누구도 3월 9일이라고 못박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인명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아직 당에 옛날식 정치를 하려는 구태의연한 사람들이 있다”며 ‘인적 쇄신론’을 제기했다. 인 위원장은 강 대표가 지난해 공을 들여 영입한 외부인사다.  

이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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