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견해>쓰레기종량제-업계 파장과 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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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쓰레기 종량제는 반드시 실시해야 할 제도이지만 실시시기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견이 많은 게 사실이다.
쓰레기 종량제 실시로 나타날 변화를 작년 시범운영 결과를 토대로 추산해보면 엄청난 효과가 예상된다.
작년 쓰레기처리비용은 1조2천억원이었으나 올해는 20~30%줄어들고 연간 7~8조원 어치에 달하는 음식물쓰레기도 20~30% 줄어드는등 긍정적 효과가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사전홍보 부족으로 재활용 쓰레기를 잘못 분류하는가 하면 기업들은 기업들대로 수거체계.환경산업기반이 미약해본래 뜻을 못살린다는 측면도 있다.
또 규격봉투는 손잡이나 묶는 부분이 없어 20ℓ짜리라도 한귀퉁이를 묶으면 사실상 2~3ℓ는 손해를 보게되고 날카로운 쓰레기가 스칠 경우 잘 찢어지는등 문제가 있다.
기업들은 기업들대로 폐제품의 수거나 폐포장재의 공동수거를 위한 여건이 미비하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우리가 자주 마시는 캔음료중 스틸 캔의 재활용비율은 작년 실적을 기준으로 할때 한국은 11.8%로 일본의 61%,독일의 53%에 비해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냉장고.에어컨.세탁기등 폐가전품의 재활용률은 92년을 기준으로 할 때 한국은 0.7%인 반면 미국은 무려 55%에 달하고있다. 한해 국내에서 버려지는 스틸캔은 37억개(30만t).이중 50%만 재활용해도 3백60만가구가 1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쓰레기 종량제의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생산.재활용등 다방면의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생산단계를 살펴보면 부가가치는 낮고 포장물만 요란한 제품을 만든다든지 비효율적인 생산공정을 계속 유지해 다량의 쓰레기를 발생시키는 잘못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전국민적인 홍보활동과 정보교류도 중요하다.즉 쓰레기 종량제 실시에 국민들이 동감하는 홍보프로그램이나 환경정책이 마련돼야 하고 수시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나 감량상황을 파악할수 있는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돼야 한다.
이같은 국민적 합의가 이뤄질때 기업들은 저절로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으로 변모할 것이다.
이와 함께 재활용제품 생산업체와 소각로등 환경설비업체들에 대한 정부차원의 각종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도움말 주신분〉▲김준한(金峻漢)산업연구원 환경에너지 실장▲손영욱(孫榮郁)포스코경영연구소 유통서비스팀장▲정국현(鄭國鉉)환경부 폐기물자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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