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계 너머까지도 통신 가능하다-美하와이大연구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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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영화속 주인공으로 친근하게 알려진 외계인 ET는 먼 우주 저편에 있는 자신의 동료들과 어떻게 교신(交信)해 집에 돌아갈 수 있었을까.뉴사이언티스트 최신호에 따르면 美하와이大 사이먼 박사팀은 고도의 문명을 가진 외계인들은 중성미자( 中性微子.뉴트리노)를 이용,은하를 건너 통신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아주 먼 은하계 너머까지 통신하는 것은 지구상에서의 통신처럼 쉬운 것은 아니기 때문에 ET도 고민했을 것이다.
그것은 톱니바퀴가 서로 맞물려야 힘을 전달할 수 있는 것처럼통신신호도 서로의 신호주기를 맞춰줘야 제대로 내용을 전달할 수있는데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우주에서는 각 지역의 시간이 근처의 거대한 천체 움직임에 영향을 받아 다른 비율로 흘러가 신호주기 시간을 일치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영향은 신호주기가 길면 길수록 더 커진다.
또 우주에서 신호를 멀리 보내기 위해서는 외계의 먼지에 흡수돼 버리거나 흩어지지 않도록 직진성이 강해야 한다.
중성미자는 이런 모든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는 것.
전하가 없고 질량이 거의 없는 소립자인 중성미자는 항상 광속으로 움직이면서 물리학에서 알려진 가장 빠른 기간(10의21승분의 1초)중 펄스를 발생할 수 있어 매우 짧은 주기를 가진다. 또 가장 침투력이 강한 원자구성입자며 이온화를 일으키지 않아 양성자.중성자등 다른 입자와의 상호작용이 극히 작다.
이런 이유로 중성미자는 수천 광년(光年)떨어진 곳까지 극히 짧은 신호주기들을 전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통신후보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사이먼 박사팀은 중성미자를 발생시켜 실제로 은하계 송신에 이용하려면 우주에 지구만한 크기의 거대한 입자가속기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으로 15만광년 거리의 우리 은하계 저편에 있는 외계인과통신할 수 있다는 것.
이런 송신기는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겠지만 현재 미국에서 건설중인 중성미자망원경이 작동하기 시작하면 외계인이 보내온 신년인사를 받아 보는 어린 시절의 꿈은 단순히 공상만은 아닐 듯하다. 〈朱宰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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