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도구 전문 '신한화구' 한복린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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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신한화구는 한복린 회장(80.사진)이 1967년 창업한 회사다. 6.25전쟁 때 단신으로 월남한 그는 부산에서 분필공장을 세워 문구 사업에 첫발을 들여 놓았다. 당시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일본산 물감 등 외제품을 쓰는 것을 보고 물감업체를 차렸다. 당시 회사 이름은 '한일양행'이다.

한회장은 절약정신이 몸에 배어 있다. 직원들은 "한회장의 취미는 근검"이라고 말할 정도다. 외국 바이어를 호텔 식당 룸에서 대접하면서 자장면을 주문했다고 한다. 점심은 꼭 회사 인근에 있는 집으로 가 먹는다. 월급을 타면 한달 용돈 5만원을 빼고 나머지는 모두 적금한다. 이 회사의 부서 회식 경비는 1인당 5천원이다. 불필요한 회식자리가 늘면 한회장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한회장의 장남인 한봉근 사장은 "창업주의 근검절약으로 회사가 여러 차례의 경영위기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한회장은 어려운 직원들을 지원하거나 임직원 자녀에게 학자금 등을 보태는 데는 인색하지 않다. 명절이 다가오면 직접 고기와 쌀을 사 회사 주변의 불우이웃에게 나눠준다. 빚을 한푼도 안 쓰다 5년 전 세무당국이 법인에 물린 상속세를 내느라 은행 대출을 처음으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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