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PING] ‘금값 계란’ 한 알에 평균 200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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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계란 값이 너무 비싸다. 20일 기준 수도권의 특란 도매가는 1알에 131원. 지난해 12월 평균 도매가 101원과 비교하면 30% 가까이 올랐다. 2005년 3월 조류독감 파동으로 계란 값이 140원대까지 뛴 이후로 최고치다. 포장·유통비를 합치면 소매가는 10알에 2000원대 초반. 브랜드 달걀이나 유기농 달걀은 10알에 4000~6000원대에 팔린다.

계란은 깨지기 쉬워 해외 수입물량이 없다. 국내 공급량에 의존하다 보니 수요가 조금 늘거나 줄면 가격 변동이 큰 품목 중 하나다. 최근 계란 값이 오른 가장 큰 이유는 사료 값이 올랐기 때문이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사료비는 평균 32% 올랐다. 또 채소 값이 크게 오른 것도 계란 값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늦여름 장마로 배추·상추·무 같은 반찬거리 채소가 일제히 값이 오르자 대체 수요로 계란을 사 먹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것이다. 연말의 제과·제빵 특수도 계란 값이 오르는 것을 부채질했다. 대한양계협회 자조금사업팀의 이남희씨는 “계란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대형 마트마다 소위 ‘미끼상품’으로 계란을 내세워 소비가 더욱 늘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특수란·브랜드란이 잇따라 개발된 것도 계란 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녹차를 먹인 닭, 항생제를 안 먹여 키운 닭이 낳았다는 계란은 대형 마트에서 10알에 3000~4000원 선에 팔린다. 일반란 값의 두 배 수준이다. 풀무원이 닭을 우리에 가두지 않고 방사해 길러 얻는 유정란도 10알에 4000원대 중반.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 파는 유기농 달걀은 10알에 6000원이다. GS리테일의 계란 담당 안성남 MD는 “조금 비싸더라도 더 새로운 달걀을 고르는 소비자가 늘어 특수란 개발에 나서는 농가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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