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올해 최고의 가수 김건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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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올해 가요계에서 미흡한 활동을 보인 가수들은 이구동성으로 김건모 『핑계』를 댄다.김건모를 넘어설 수 없었다는 것이다.
中央日報가 일반인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인기도 조사에서김건모가 단연 1위로 꼽힌데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없을 것이다.
개구쟁이 꼬마같기도 하고 고민을 씻어주는 천연덕스러움이 일품인 김건모에게 전문가이건 문외한이건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했던 한해였다.
음악에 대해 별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김건모가 들려주는 리듬을 타며 걸어다녔을 뿐만 아니라 타악기와 베이스 음만을 중심으로 치밀한 편곡으로 만들어낸 댄스음악에 전문가들도 박수를 보냈다. 『입장바꿔 생각해봐』라는 말을 유행시킨 김건모의『핑계』는올해 전국을 휩쓸며 음반판매.방송횟수 등 가요와 관련한 거의 모든 기록을 경신한 곡으로 꼽힌다.
올해초 누구나 절로 어깨춤을 추게 만드는 『핑계』가 나온 이후 세계적으로 유행되는 레게 리듬이 국내에 완전히 정착해 그 아류가 줄줄이 나오기도 했다.
김건모가 몰고온 이러한 「레게 문화」는 신세대에 퍼져있는 패션과 의식까지도 지배할 정도여서 대중음악의 막강한 영향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팝송 『핑계』로 세계화 한몫 코맹맹이 발음에 비꼬는 듯한 말투,흐느적거리는 걸음걸이,헐렁한 원색의 어정쩡한 패션을 온통 따라하고 있다.
예기치 못하는 전방위 몸짓과 지극히 공격적인 리듬으로 김건모는 「함께하는 음악」「보는 즐거움」을 주는 멀티미디어 시대의 총아가 되고 있다.
국적이나 뿌리를 찾는 것에 무관심한 10대의 의식과 취향을 천부적으로 지니고 있는 그는 특유의 이국적 취향과 동네 골목대장같은 천진스러움을 마음껏 발산한다.개그 프로그램에서도 단골손님이었던 김건모는 본업인 노래 못지않게 순발력있는 재치를 보여줬다. 최근 『핑계』를 영어로 개사한 노래와 댄스음악으로 편곡한 외국 팝송도 히트시키며 우리의 댄스음악을 세계화하는데도 한몫하고 있다.
〈蔡奎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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