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스타>X세대 결론 내려주는 가수 황세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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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애인이라 하기엔 내가 너무 손해같고 그냥 친구라 하기엔 우린 너무 친하지만… 이런 아리송한 너와 나의 사이를 이젠 결론내야지… 우린 친구와 연인의 중간쯤.』 『결론』의 가수 황세옥(黃世玉.20)이 서구적인 외모와 뛰어난 춤솜씨로 텔레비전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황세옥의 특기는 유연하게 몸을 움직이며추는 「오징어춤」.요즘 유행하는 다른 춤들처럼 격렬하지는 않지만 경쾌한 『결론』의 분 위기와 딱 맞아 떨어진다는 평을 듣는다.짧게 깎은 머리,즐겨입는 바지차림으로 춤을 출때면 미소년 분위기를 풍긴다.눈매가 깊고 콧날이 오똑한 얼굴은 혼혈아가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사실은 김포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는 토박 이 경기도 사람이다.『자라는 걸 쭉 보아온 동네어른들이 제가 가수가 됐다니까 「노래는 오빠가 잘 하더니 그 동생이 가수가 됐네」하셔요.전 숫기가 없어서 남들앞에 나서서 뭘 해 본 적이 없거든요.』 음반이 나오고 텔레비전이나 잡지에얼굴이 실리자 깜짝 놀란 것은 고교친구들도 마찬가지.텔레비전에서 본 가수를 혼자 흉내내면서 막연하나마 연예인이 되겠다고 생각,안양예고에 진학했지만 내성적인 성격때문에 튀는 존재는 결코아니었다.같 은 반에 탤런트 신은경처럼 친구들 사이에선 이미 스타급인 연예인들이 몇 있었던 탓도 크다.
노래도 춤도 정식으로 배운 것은 학교를 마치고 1년 남짓 음반을 준비하면서부터.타고난 운동 신경 덕분에 안무를 맡은 지금의 5인조 백댄싱팀에게 칭찬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공부 못하는 애들이 예체능은 잘 하잖아요』말수가 적은 편이 지만 일단 말을 꺼내면 서글서글한 눈매처럼 솔직해진다.별명은 이름이 비슷한 무협지 주인공 「방세옥」.황세옥은 『촛불잔치』의 가수 이재성이 제작자로 변신,가요계에 처음 내놓은 작품이기도 하다.「방세옥」은 그를 「사부」라고 부른다.댄싱 가수는 일단 외모와 춤솜씨만 뛰어나면 된다는 통념 때문에라도 이재성은 황세옥의 노래에 주문이 많다.무대에서 뛰어내려오면 눈물을 쏙 뺄 만큼 매섭게 잘못을 지적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모처럼 나타난 미인댄싱가수 「방세와」에게 「사부」의 매서운 가르침이 얼마만한 내공을 길러 줄 지 가요팬들의 기대가 크다.
글 :李后男기자 사진:金鎭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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