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자서전 "한남자"출간 독고영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영화배우 독고영재(42)가 17일 오후 종로서적에서 자서전『한남자』(도서출판 최정 발행)의 팬사인회를 열었다.
이번 행사에는 어느해 보다 열심히 뛰었던 94년을 마감하면서팬들 앞에 영화인생 20년을 보여준다는 의미와 함께 늦깎이 출세로 고생 많았던 40년 인생을 스스로 곱씹어보자는 의미도 있다. 지난 9월 출간한 이 책은 영화인 아버지(독고 성)를 둬서 받았던 영화에 대한 감화과정,첫 부인과의 만남과 이별,그리고 오퍼상.카페.가구점 운영등의 외도와 실패 등 40년 인생의가식없는 고백이 담겨 있다.
글쓴이의 용기있는 솔직한 고백이 페이지마다 배어있는 이 책은특히 첫 결혼에 실패하고 15년 동안 남매를 키우다 불혹의 나이에 16년 연하의 여성과 결혼하기까지의 처연한 인생역정이 읽는 이의 심금을 울린다.
『대중에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92년「하얀전쟁」을 통해서일 겁니다.그때 거리에 나서면 다섯사람중 두사람은 알아보았어요.그러나 지난해 MBC-TV의 주말연속극「엄마의 바다」는 잊을 수가 없어요.터프하고 자상한 남성상 승주가 당시 주부층의인기를 끌었던 것같아요.』 그러나 이 배역이 워낙 인상이 강해나중에 들어오는 배역마다「넥타이를 매고 근엄하면서도 터프한 역할을 하라고 할 정도」로 자신을 동여매기도 했다는 것.『구미호』에서 겁많고 우스꽝스러운 저승사자 역은 그래서 그를 즐겁게 한 역이었다 고 한다.
그는『한 역으로만 고정시키려는 연출자들의 요구가 대배우로 성장하는데 장애가 된다』며 자기는 살아온 인생체험만큼 다양한 역을 해보고 싶다고 한다.
올해 그는『구미호』외에도『헐리우드 키드의 생애』에서 영화광 임병석의 친구역을 맡았고,『해적』에선 사업체를 위장한 조직의 보스로 나타났다.현재 그가 촬영중인 영화는 두편.내년 2월 개봉예정인 『테러리스트』에서는 이경영.최민수 형제의 추적을 받는조직의 보스로,『아빠는 보디가드』에선 철부지 딸을 애지중지 보살피는 과보호 아버지의 전형으로 등장해 코믹역을 펼친다.
***코믹.액션外 다양한연기 시도 그러니까 94년 그의 연기는 주로 어눌한 코믹형 인간 아니면 주먹 세계의 보스 두가지인셈.KBS-TV의 주말연속극『딸부잣집』에서 아내에 기죽는 것을아랑곳하지 않는 무관심형 인간은 그가 새롭게 시도하는 연기.
『자서전을 영화화하자는 제의가 들어왔지만 이제 주목받는 활동을 시작한지 2년도 채되지 않았는데 나서는 것같아 신중히 생각하고 있어요.』 길쭉한 얼굴에 광대뼈가 발달해 외모상으로는 액션에 어울리는 형이지만 그는 사실「부드러운 남자」다.집에 있을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내년 5월에 좀 사치스럽다(?)해도아직 결혼식을 못올린 아내와 행복한 결혼식을 올리고 싶단다.
그래서 그의 수첩에는 95년5월부터 9월까지가 공백으로 남아있다. 글:李揆和기자 사진:趙紋槻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