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다음으로 케이크가 필요할 때는 성탄절이다. 케이크를 들고 오가는 이들을 거리에서 꽤 많이 본다. 베이커리 업계로선 최고의 대목이다. 성탄절 이전 닷새간(21~25일)의 케이크 판매량은 연중 한 달치 매출과 맞먹거나 심지어 더 많을 때도 있다. 이 때문에 베이커리들은 한 해의 역량을 12월에 집중해 ‘최상의 작품’을 내놓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올해도 수백 가지 케이크가 제과점을 장식했다. 어떻게 하면 맛있고 멋있는 케이크를 고를 수 있을까. 이왕이면 값싸고 구매하기 편리해야 하겠고 ….
사진 제공=서울 신라호텔·리츠칼튼호텔서울·임피리얼팔래스호텔·신라명과·롯데백화점 카파니씨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쁜 모양의 케이크는 오감을 만족시킨다. 임피리얼팰리스호텔의 ‘진저 하우스 케이크’(5만5000원)는 초콜릿 쿠키로 집을 만든 뒤 지붕에 슈거 파우더를 뿌려 화이트 크리스마스 느낌을 살렸다. 신라호텔은 트리 모양의 케이크(4만5000원)와 산타 케이크(4만5000원)를 내놓았다. 파리바게뜨는 귀와 발바닥을 초콜릿으로 만든 ‘스노 베어 케이크’(1만7000원)와 ‘이글루 케이크’(1만9000원)를, 롯데백화점의 포숑은 눈 쌓인 산타 마을을 그린 노엘 특선 케이크(3만원)를 선보였다.
마른 과일이나 견과류를 듬뿍 넣은 영국식 ‘프루츠 케이크’나 독일식 ‘스톨렌’ 등 유럽식 케이크도 꾸준히 나간다. 르네상스서울호텔은 호두·건포도·믹스넛을 넣은 ‘잉글리시 프루츠 케이크’(3만3000원), 그랜드하얏트호텔은 무화과·자두 등을 넣은 독일식 ‘구겔호프 케이크’(2만6000원)를 내놓았다. 조선호텔은 따뜻하게 데워 아이스크림을 얹으면 맛을 더하는 ‘초콜릿 케이크’(3만9000원)를 권한다.
◆버터크림에서 무스 케이크까지=한국인의 입맛이 서구화되는 것은 케이크도 예외가 아니다. 노르스름한 버터크림을 듬뿍 바른 ‘버터 케이크’에서 시작된 한국 케이크의 역사는 1990년대 생크림 케이크로 옮겨 왔다. 새하얀 생크림은 가벼운 느낌의 시폰 케이크와 어울려 한 시대를 풍미했다. 최근에는 티라미스·딸기무스 같은 무스류 케이크로 인기가 옮겨가는 추세. 무스 케이크는 과일이나 초콜릿 퓨레에 젤라틴을 섞어 굳힌 것으로, 빵이 거의 없는 케이크다. 케이크 선호도는 한 가지 재료만을 듬뿍 넣은 치즈 케이크, 다크 초콜릿 케이크로 진화했다. 서울워커힐호텔의 백대진 베이커리 조리장은 “예전 같으면 빵 없는 케이크를 느끼하게 여겼는데, 요즘 손님들 입맛이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케이크 선물, 어때요?=성탄절 케이크는 좋은 선물감이다. 한 개에 2만~3만원대로, 선물하기에 부담 없다. 예쁜 모양새는 받는 이를 흐뭇하게 한다. 케이크 전문점에서는 단체주문할 경우 할인 행사를 한다. 한 해 동안 수고한 직원들에게 케이크 하나씩 들려 보내려는 기업고객이 많다. 신라명과는 케이크 30개 이상을 단체주문하면 20~25% 할인하고, 수도권 지역은 무료로 배송해 준다. 치즈 케이크 전문업체 마더구스(www.mgoose.co.kr)는 수제 치즈 케이크(2만1000원) 20개 이상을 주문하면 무료로 보내준다. 택배비(약 5000원)를 내면 한 개씩 원하는 곳으로 보낼 수 있다.
한두 개만 사도 할인받을 수 있다. 롯데백화점 홈페이지(www.lotteshopping.com)에서 할인쿠폰을 출력해 가면 25일까지 케이크를 10~20% 싸게 산다. 현대백화점은 입점 베이커리인 베즐리 홈페이지(www.vezzly.com)에서 쿠폰을 출력하면 18종류 케이크를 30% 깎아준다. 신라호텔은 성탄절 특별 케이크 네 종류를 25일까지 주문하면 서울 도곡·서초동 직영점에서 10% 할인해 준다.
박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