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캘린더] 오자와 지휘 '빈 필' 내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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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브람스.말러로 이어지는 정통 클래식의 맹주(盟主)를 자처하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이 28~2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지난해 예술의전당.상암월드컵 경기장 공연에 이은 1년만의 서울 무대다. 세종문화회관 개.보수 이후 사실상 첫 공연이다.

1848년 오스트리아 최초의 직업 오케스트라로 출범한 빈 필은 여러모로 특이한 교향악단이다. 무엇보다 1933년 이후 상임지휘자를 두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객원 지휘자는 단원 대표 12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민주적 절차에 따라 결정한다. 97년 사상 처음으로 여성 단원 한명(하피스트)을 받아들였지만 '금녀(禁女)'의 벽은 여전히 두껍다.

이번에는 1993년 빈 필을 이끌고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섰던 오자와 세이지(小澤征爾.68.인물사진)가 11년 만에 국내팬들을 만난다. 만주 태생의 오자와는 도호(東棚)음대 출신으로 카라얀.번스타인의 총애를 받으며 세계적인 지휘자로 성장했다. 토론토 심포니.샌프란시스코 심포니.보스턴 심포니 음악감독을 지냈다. 빈 필과의 인연은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최근에는 빈 필 단원들로 구성된 빈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으면서부터 더욱 가까워졌다. 지난해엔 일본인으로는 처음으로 빈 필 신년음악회의 지휘대에 오르기도 했다.

예년과는 달리 협연자 없이 오케스트라의 독무대로 진행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빈필의 정기 연주회에서 교향곡 3곡만으로 꾸며진 프로그램은 흔히 볼 수 있다. 명성과 연주력만으로도 청중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프로그램은 슈베르트의'미완성 교향곡', 브루크너의'교향곡 제2번'(28일), R 슈트라우스의'돈 후안', 에네스코의 '루마니아 광시곡 제1번', 브람스의'교향곡 제1번'(29일). 1588-7890.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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