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만 예방접종? 꼭 챙겨야 할 어른 예방접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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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접종은 인체에 항원을 투여해 항체를 생기게 함으로써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갖게 하는 수단이다.

백신이라고도 하는 예방주사는 경제적인 수단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훗날 예방주사를 맞지 않고 질병에 걸렸을 때 들어가는 비용에 비한다면 매우 효과적인 투자인 셈.

이렇듯 비용과 편의 면에서 유익하다는 긍정적 측면을 갖고 있음에도 성인들은 예방주사를 단순 어린이들이 맞는 것으로 여기고 성인들은 무관심한 분위기이지만 전문가들은 성인들도 예방주사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 어른이어서 더 필요해

예방접종은 만 12세, 우리나라 나이로 13세를 기준으로 소아와 성인으로 나눌 수 있다.

그렇다면 성인이 맞아야 하는 예방백신들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그리고 꼭 맞아야 하는 것일까?

19일 삼성서울병원 성인예방접종클리닉 백경란 교수는 "B형간염과 독감 인플루엔자를 제외하고는 성인예방접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며 "노인인구 증가, 항생제 내성균의 증가로 치료보다는 예방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성인이 꼭 맞아야 하는 예방주사 중에 하나로 폐렴백신이 있다. 폐렴의 흔한 원인이 되는 폐렴구균에 의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접종하는 것.

또 우리나라 인구의 7% 정도가 보균자인 B형간염. 예방접종 통계에 따르면 초등학생들은 대부분 간염 예방접종을 받고 있지만, 정작 간염의 위험군인 성인들은 3명에 1명 꼴 정도 밖에 받지 않고 있다.

일단 만성 보유자가 되면 보균상태를 벗어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간염 보유자의 간경화나 간암의 발생이 일반인보다 훨씬 더 많아 예방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늦가을부터 대대적인 캠페인에 들어가는 소위 독감주사 인플루엔자도 빼놓을 수 없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팀 관계자는 "65세 이상의 노인이나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독감 때문에 입원을 하거나 최악의 경우 사망하는 경우가 정상인보다 수십배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그 밖에도 파상풍과 풍진주사가 있다. 특히 풍진은 임산부가 첫 3개월 이내에 감염되면 태아에게 선천성 풍진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어 가임여성에게는 필수이다.

◇ 우리 가족 이럴 때, 예방접종 권장하자

나, 그리고 내 가족과 지인이 이런 상황이라면 더욱 예방접종이 필요할 때가 있다.

폐렴백신은 65세 이상의 남녀 그리고 폐질환이 있거나 심혈관 질환, 당뇨, 장기이식환자 등에게 필수다.

면역력이 저하돼 있는 사람에게도 반드시 필요하다. 오랜 항생제 복용과 면역억제제 투여중이라면 면역력이 떨어져 있으며, 또 내성에 의해 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 인플루엔자 백신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또 만성질환으로 오랜 기간 입원을 앞두고 있거나 환경적으로 감염 위험이 높은 단체생활을 하는 곳, 요양소, 교소도 등에 들어가기 전에도 맞는 것이 좋다.

대한가정의학회는 유행성출혈열 다발지역에 거주하는 군인, 주민, 농부들은 출혈열 예방주사를 2회 접종할 것과, 식품위생업소나 집단급식소 종사자 그리고 어패류 취급자에게는 장티푸스주사를 2~3년마다 한 번씩 추가접종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풍진은 모두에게 예방접종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여성은 면역율이 30%이내인 것으로 알려져 예방접종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주의할 점은 풍진 예방접종 후 3개월 이내에는 임신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 동시에 맞아도 괜찮아요

풍진과 폐렴주사는 한번만 맞아도 예방효과가 오래 지속 되지만 추가접종이나 반복접종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의들은 인플루엔자는 매년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해마다 새로운 변이종에 의한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 방어효과는 약80%정도이며, 효과는 약 1년 정도밖에 지속되지 않아서 매년 예방접종을 해야만 한다.

간염은 영아, 유아 때 기본 접종 후 5년이 지나 의무적으로 추가접종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항체가 없다면 당장이라도 맞는 것이 좋다.

B형 간염 백신 3회 기본 접종 후에도 성인에게서 항체가 생기지 않는 비율이 10∼15% 정도. 이런 경우에는 다시 3회 접종을 해야 한다.

따라서 건강한 성인이라도 항체 유무를 검사한 뒤 없다면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폐렴균백신의 예방 효과는 56%에서 80%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번만 맞아도 된다. 단 면역 저하자는 5년에 한번 씩 추가적으로 맞는 것이 좋다.

한 가지도 아니고 이렇듯 여러 가지 예방접종을 성인이 해야 한다니 바쁜 일상에 잊어버리진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한 번에 2가지 주사를 맞아도 된다는 사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도우미는 "서로 다른 백신이라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동시 접종이 가능하다"며 "같이 맞는다고 해도 항체생성률이 떨어지거나 이상반응이 증가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의료기관 재방문이 확실치 않을 때, 장기간 해외에 체류할 예정이라면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접종여부가 불확실한 경우가 있으므로 본인의 건강상태에 대해 전문의에게 말해주는 것이 좋다.

그 밖에도 예방접종 전에 알아둬야 할 것들이 있다.

▲예방 접종은 몸의 건강상태가 좋을 때 한다.
▲몸에 열이 있다면 접종을 피한다.
▲스테로이드 제재나 방사선치료를 받고 있는 기간 중에는 피한다.
▲백신 접종 시 심한 알레르기 반응(아나필락시스 등)을 보인 경우는 의사와 상의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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